軍의 씁쓸한 '정지훈 상병' 활용기

문완식 기자  |  2013.01.19 18:31
가수 비가 19일 오후 서울 경복고등학교에서 열린 '제1회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나라사랑 걷기대회'에서 신원식 수도방위사령관(오른쪽)과 함께 걷고 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정공법일까, 무리수일까.

가수 비(31, 상병, 본명 정지훈)가 군인복무규율을 위반, 근신 처분을 받은 지 나흘 만에 군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는 '1·21사태' 45주년을 기념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원에서 진행된 '제1회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나라사랑 걷기대회'에 참석했다. 국방부 홍보지원단 소속인 비는 공무외출을 나간 사이 연인 김태희를 사적으로 만나는 등 군인복무 규율을 위반해 지난 8일 7일간의 근신 처분을 받았다.

근신 처분은 15일자로 종료됐기에 이날 걷기 대회 참석은 절차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홍보지원단원으로서 군 행사 참석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와 임무수행을 떠나 군이 이번 논란으로 곤경에 빠진 비와 그에 대한 세간의 시선을 고려했다면 과연 이날 행사 참석을 꼭 시킬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군으로서는 올해 처음 있는 행사를 외부에 널리 알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 비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서울 시민과 함께 하는 나라사랑 걷기대회' 행사에 대해 아는 이는 드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가 참석했고, 최근 논란으로 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수많은 취재진이 현장에 몰렸다. 행사 홍보라는 목적 달성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비는? 이번 규율위반으로 그는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서른 살을 넘어 그간 이룬 성공을 뒤로 하고 군에 입대, 여러 군 행사에 등장하며 대중에게 착실히 '군인 정지훈'의 모습을 보여줬던 비의 '이미지 메이킹'도 단 한 번의 사건으로 먹칠을 당했다.

군인 신분을 망각한 행동은 당연히 비판을 받아야 하지만 그에 대한 관리감독책임이 있는 군 역시 이번 논란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비의 근신과 함께 연예사병에 대해 부실한 관리를 한 홍보지원단 나아가 국방부까지 반성했어야한다. 국내 어느 기획사보다 많은 연예인을 보유, '국방 엔터테인먼트'로 불리고 있는 홍보지원단으로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변화의 모습을 보여 줬어야한다.

그런데 군은 비의 근신이 끝나자마자 그를 군 행사에 동원했다. 이날 비는 연단에 올라 행사 취지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했다. 미소를 지었지만 그 속내를 씁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잘한 게 없는 상황에서 대중 앞에서 서는 게 쉽지 많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군인이 아닌 연예인 비였다면 논란이 있고 얼마 안돼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알려진 바에 따르면 비는 최근 군과 면담에서 전방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표했다고 하는데, 이날 행사 참석으로 '연예사병 비'의 이미지만 더욱 더하게 됐다. "전방으로 간다더니 계속 연예병사로서 일하나 보네"라는 말과 함께 그의 진정한 속내에 대한 의심까지 들 수 있는 셈이다.

군으로서는 비를 행사에 참석, 행사 홍보하는 목적 외에 이번 행사 참석을 통해 그간의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미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비의 행사 참석은 '상병 정지훈'을 떠나 '인간 정지훈'에게는 가혹한 일이었을 수 있다. 이래저래 '연예병사 정지훈'으로서는 괴로운 일들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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