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계나리', 전수진 입니다!"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에서는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학생들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공부에는 흥미 없지만 신비한 매력을 뽐낸 여고생이 있었으니 바로 '계나리'다.
계나리는 보충수업을 빠지기 위해 건강함에도 '뇌종양'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고, '뇌종양'을 '뇌종향'이라고 적어내는 등 남다른 4차원 매력을 발산했다. 여기에 존재감에 대한 문제, 학교폭력 중 일부인 왕따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진 여학생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계나리를 연기한 전수진(24)은 이 드라마가 데뷔작이다. 지난 2010년 패션지 '쎄씨' 모델로 데뷔, 활동하다 오디션을 거쳐 '학교 2013'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미술전공자에서 배우로 전향"
전수진은 작품 종영 후 지난 1월 31일 KBS 1TV '뉴스라인'에 최다니엘과 함께 출연했다. 학교폭력에 대한 주제로 자신의 생각과 경험들을 털어놓았다.
"'학교2013'의 이민홍PD님께서 저를 추천해주셔서 출연했어요. '뉴스라인'이 저에게는 첫 생방송이라 엄청 긴장했지만 막상 방송 시작되니 최다니엘 선배님과 함께 만담처럼 잘 마무리 된 것 같아요."
'학교2013'에는 이 작품이 곧 데뷔작인 신예들이 대거 포진해있었다. 전수진도 시청자들에게 낯설었던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전수진은 오디션을 통과하기 위해 손수 준비한 자기소개서와 학창시절 전공했던 그림까지 모든 것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그 결과 대본 리딩 2일 전 비중 있는 배역을 맡게 됐다. 그게 '계나리'다.
"지난해 영화 '진영이', '신의 선물'을 촬영하다 '학교' 오디션을 접했어요. 작품 오디션으로 3차까지 봤고 다시 계나리 역을 놓고 여러 번 오디션을 봤어요. 자기 소개서는 소개서와 프로필 사진을 손수 작업했었어요. 보다 저를 잘 표현하기 위해 학창시절 전공한 그림도 함께 제출했죠."
전수진은 학창시절 미술을 전공했다. 덕원예술고등학교 미술전공, 광고영상디자인 학사까지 미술학도로서 길을 걷다 화보촬영을 계기로 배우로 전향했다. 실제 예술고등학교 재학시절을 연기에 녹여내기도 했다.
"작품과 학창시절과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 예고 다닐 때는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이 많다보니 끼리끼리 뭉치는 경우도 있었고 본의 아니게 소외당하는 경우도 봤어요. 작품을 하면서 일련의 상황이 비슷했고 계나리의 에피소드 역시 저절로 학생 때를 떠오르게 했어요."
"오정호와의 러브라인? 아쉽기도 해"
'학교2013'은 10대들의 현실을 밀도 있게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에피소드가 준비돼있었다. 그 중에서도 음지에만 있었던 10대들의 성(性)과 낙태문제에 대해 다루기로 했었다. 이 에피소드를 이끌어갈 배우로는 오정호 역의 곽정욱과 전수진. 그러나 작가진의 교체로 내용이 전면 바뀌면서 사라지게 됐다.
"극중 러브라인은 초창기에 있었어요. 상대였던 정욱이에게 '정욱아 너랑 나랑 연기하면 내가 많이 배울 것 같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작가님께서 바뀌시고 그 부분이 여러 이유로 교체됐어요.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는 했었어요."
사라진 러브라인 에피소드 소식을 접한 뒤 '학교2013'을 다시보기로 확인해 보니 새로운 부분들이 많았다. 극중 계나리의 짝피구 상대가 바로 오정호였다. 전수진은 곽정욱의 제안으로 성사됐다고 밝혔다.
"짝피구 촬영당시 정욱이가 고민하다 '누나 우리가 한번 러브라인을 해보는 건 어때요?'라고 제안했어요. 마침 저도 그 제안을 듣고 '그래 그럼 해보자'라고 해서 짝피구의 짝이 됐어요."
극중에서 아쉽게도 오정호와의 러브라인은 불발됐지만 전수진이 생각해본 러브라인 상대는 누구일지 궁금했다. 전수진은 2반 남학생이 아닌 선생님이었던 강세찬(최다니엘 분)을 꼽았다.
"여고생의 풋풋한 감정으로 선생님을 짝사랑해보고 싶어요. 실제로도 최다니엘 선배님께서 후배들에게 잘해주시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계나리가 20살이 된다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강세찬 선생님에게 좋은 브랜드의 시계를 선물하지 않았을까요? 강세찬 선생님은 시간관념이 철저하시니까요."
"계나리는 내면에 깊은 상처가 있는 아이"
작품은 2반 학생들이 겨울방학을 맞이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전수진이 생각하는 계나리의 미래는 어떻게 됐을까.
"계나리는 강세찬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과 친구 혜선이와 돈독해진 우정으로 많이 밝아졌다고 생각돼요. 학업의 경우는 평소 원하던 연극영화과에 가려고 재수를 했을 것 같아요. 한번 만에 대학진학은 성적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극중 계나리는 공부에는 흥미 없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로 친구 신혜선(신혜선 분)의 최신 스마트 폰을 훔치는 것이었다. 공부와 외모 모든 상황이 중간인 계나리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게 나타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강세찬에게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말할 때는 안타까움마저 느끼게 했다.
"처음에는 계나리가 도벽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보니 휴대전화기까지 훔쳤어야 했을까 싶었지만 차근히 과거를 정립했어요. 계나리는 초등학교 때 3년간 아역배우로 활동했지만 중학교 때 그만두고 왕따를 경험했어요. 왕따 트라우마가 있어서 절친한 친구가 다시 자신을 외면할까봐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 뒤로는 계나리의 상황을 더 몰입하게 됐어요."
'제2의 배두나'라는 애칭처럼 매력이 가득한 배우 전수진은 올해 상반기 '학교2013'을 끝낸 뒤 영화 2편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는 앞으로 장르를 뛰어 넘어 변신할 수 있는 여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여러 색깔을 담을 수 있는 백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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