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은 독보적인 음색을 가진 '이상한' 보컬리스트다. 얼굴은 몰라도 노래를 들으면 다들 알 정도로 독특한 음색. 게다가 사랑, 이별의 감정을 전달하기에 탁월한 목소리다. 달콤한 사랑노래도 정인이 부르니 살벌한 스토리가 실린다. 2년 만에 마주한 정인의 새 음악에 작은 변화가 감지됐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뭔가요?" 앉아마자 물었다. "조정치 여자친구요. 이젠 제 기사 제목에도 '조정치 여친'이란 타이틀이 먼저 붙던데요. 하하"
10년을 만나온 남자친구인 가수 조정치가 각종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면서 예능 블루칩으로 떠올랐고,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새 커플로 출연하면서 새삼스레 자신들의 사랑얘기에 주목한 사람들도 크게 늘었단다. 이젠 예능도 음악도 현실이 됐다.
정인의 3번째 미니앨범 '그니'는 그렇게 현실 속사랑에 초점을 맞춘 음반이다. 마치 10년을 묵묵히 걸어오며 마주한 조정치와의 러브스토리처럼 말이다.
사랑과 이별, 대중가요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단골 소재가 보통 달콤하거나 처절하게 그려지는 반면, 정인의 새 노래는 다르다. 사랑에 빠져도 호들갑떨면서 세상이 아름답다고 하거나, 이별했다고 땅을 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게 아니다. 오래된 사랑에는 안정적인 뭔가가 생기듯이 그냥 피어나는 감정을 편하게 그렸다.
모든 걸 현실적인 시각에 맞췄다. '솔직히 이대로 그대가 멈춰버리길 바래보기도 해 / 오직 나만 너의 진가를 알게 나의 것이게 / 다른 사람이 발견하기 전에 꼭꼭 숨기게'(정인 '치,'中).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1번 트랙 '치,'는 보통 연인들에게 생길법한 얘기를 현실처럼 그렸다. 그래서 곡 제목도 조정치의 '치,'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아무리 바빠도 나만 아는 그런 남자이길 바라는 마음. 많은 여자들이 생각할 법한 얘기인 것 같아요. 저 역시 연애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꼈구요. 다투기도 하지만 편안한 그런 감정이죠."
2년 만에 발매된 이번 새 음반에는 정인이 생각하는 여러 사랑에 대한 현실이 그려졌다. 사랑하는 사이지만, 위로하지 못해 미안하다거나('그런 말 마요'), 은근히 멀어진 연인이 이별을 놓고 벌이는 디테일한 상황묘사('좀 걷자') 등이 담겼다. 타이틀 곡 '그 뻔한 말'은 개리의 노랫말과 윤건의 멜로디가 정인의 음색과 빛난 곡이다.
"제 얘기일 수도 있고, 사랑과 이별을 경험한 여러 여자들의 정말 보통 얘기라고 생각해요. 세상이 마냥 아름답기만 한 그때의 기억부터 소위 말하는 사랑의 유통기한이 끝난 순간까지 말이죠. 그 여인의 시점에서 바라본 사랑의 얘기들입니다."
그야말로 음악 뿐 아니라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뒀다. 화려하지 않지만 평소처럼 때로는 가슴이 먹먹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상상에 의존하던 예전 작사 방식과도 차별화를 줬단다. 나이를 먹어가는 음악처럼 사랑을 대하는 법도 그렇게 달라져 가고 있었다. 현실적인 사랑을 '정인'이란 화자가 대신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벌써 마이크를 잡은 지도 10년이 넘었다. 리쌍의 히트곡 '러쉬'에 피처링 가수로 참여, '리쌍의 여인'으로 주목받은 이후 중고신인이란 타이틀로 솔로 세계에 발을 들였다. "10년간 정말 재미있게 음악 한 것 같다"는 정인은 "학창시절 흑인음악이 마냥 좋아 가입한 PC통신 동호회 시절부터 지금까지 즐겁기만 했다"고 털어놨다.
음악을 해온 나이만큼, 연인 조정치와 인연을 맺은 시간도 흘렀다. 10년이다. 여느 연인처럼 다투기도 하지만, 정말 편한 친구처럼 서로의 동반자로 지냈단다. 둘의 솔직한 러브스토리를 전달하기엔 '우리 결혼했어요' 만큼 탁월한 선택도 없을 듯싶다. 카메라 앞에 둘만의 모습을 공개한 소감을 물었다.
"물론 부담도 있었죠. 하지만 저희 두 사람은 그래요. 재미있는 일이면 그냥 하는 거죠. 미혼인 저희가 미래가 어찌 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결'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모험이지만 결국 즐기기로 했어요. 외부 상황에 구속당할 필요 없잖아요. 현재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출연하기로 했죠."
정인에 조정치란 남자를 소개해 달라고 했다. 둘은 지인과 채팅을 하다 3명이서 우연히 단체대화를 하게 되면서 처음 인연을 쌓았다. 첫 만남의 옷차림은 삼선 슬리퍼에 트레이닝복. '어찌 이 사람과 엮일 것만 같았다'는 정인의 첫 예감은 어느덧 10년째 현재진행형이다. 결국 음악도 연애도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싶단다.
"'우결'을 통해 연애를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도 있어요. 10년을 만났지만 그동안 몰랐던 사실도 있어 놀랍구요. '우결'을 통해서 여행을 간다거나 이벤트를 서로 하면서 추억이 생길지도 모르죠. 결혼요? 올해는 정말 해볼까 해요. '우결'에서 진짜로 결혼해보는 것도 멋진 일이겠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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