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비록 탈락했지만, 서포터즈 '빗속 응원' 감동

수원월드컵경기장=김우종 기자  |  2013.04.24 07:00
수원 서포터즈가 '빗속 응원'을 펼치고 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서포터즈'

우리는 그들을 '12번째 선수'라 부른다. 축구장에서 11명의 선수들과 함께 하나가 돼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뛰며 응원전을 펼친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비록 경기는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수원 삼성의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였다.

수원 삼성이 23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 센트럴 코스트(호주)와의 홈경기에서 0-1로 석패했다. 이로써 수원은 3무2패(승점 3)를 기록하며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이날 최고의 장면은 센트럴 코스트의 결승골도, 수원의 일방적인 파상공세도 아닌 바로 수원 서포터즈의 '빗속 응원'이었다. 수원 서포터즈는 경기 내내 가늘게 흩날리는 비를 맞으면서도 끝까지 응원했다. 날씨는 쌀쌀했고, 바람은 아직 매서웠지만 그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은 수중전의 묘미를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축구팬이었다.

이날 경기장에 모인 수원 서포터즈는 약 500여명. 일부는 우비를 입었고, 일부는 비를 홀딱 다 맞으며 신나게 자신의 팀을 응원했다. 이들은 경기 내내 상대팀이 공을 잡을 때면 야유를 보냈고, 수원 선수들이 공을 소유할 때면 연신 응원가를 부르며 힘을 북돋아 줬다. 비록 이날 전체 관중수는 3120명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열띤 응원전이 있었기에 수원 선수들은 외롭지 않았다. 그야말로 '우중 투혼'이었다.

일부 관중은 우산을 쓰며 경기를 관람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후반 35분. 수원은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이 한 방에 뚫리면서 맥글린치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했다. 그런데 이때. 탄식과 아쉬움으로 가득차야 할 경기장이 더욱 시끄러워졌다. 그것은 바로 수원 서포터즈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팀이 골을 허용했지만,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신경 쓰지 않은 채 응원가를 멈추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함성은 더 커졌다. 자칫 골을 내준 수원 선수들이 더욱 위축될 수 있는 상황. 이런 와중에 수원 서포터스들은 골을 내준 안타까운 마음을 숨겨가며, 오히려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을 향한 무한한 믿음과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빗속에서 응원을 펼친 서포터즈에 무척 미안한 마음이 든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 K리그 클래식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모두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어 팬들도 하나둘씩 차례차례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아주 질서 있게, 조용히. 그러자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다시 거센 빗줄기가 쏟아졌다. 수원 서포터스들이 떠난 자리에는 오랫동안 그들의 함성이 남아 있는 듯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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