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의서', 끝내 밝히지 않은 떡밥 셋③

[★리포트]'구가의 서' 종영

김현록 기자  |  2013.06.26 08:50
사진='구가의 서' 포스터


MBC 월화특별기획 드라마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연출 신우철 김정현)가 반전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임진왜란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반인반수 최강치(이승기 분)의 성장담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판타지 멜로 사극은 매회 흥미진진한 전개로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끌며 내내 월화극 정상을 지켰다. 촘촘한 이야기와 흥미로운 캐릭터가 일단 큰 몫을 했지만, 시청자를 제대로 낚은 떡밥들의 힘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였다.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했던, 그것만으로도 드라마 한 편이 뚝딱 나올듯 했던 '구가의 서'의 떡밥들은 과연 뭐가 있었나.

◆사군자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뜻하는 사군자는 '구가의 서'에서는 또 다른 의미의 결사단으로 재해석됐다. 담여울(배수지 분)의 아버지 담평준(조성하 분)이 이끄는 무형도관은 전쟁에 대비해 훈련된 군사를 키우며 외세의 침략에 대비한 곳. 이 무형도관을 지키는 숨겨진 인물들이 바로 사군자다. 극 중반 곤(성준), 천수련(정혜영), 박태서(유연석), 공갈 선생(이도경) 이들 4명이 사군자임이 밝혀져 흥미를 더했다. 이순신(유동근 분) 앞에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도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비밀 결사와도 같은 이들의 진짜 활약은 다뤄지지 않았다. 이는 또 다른 대형 떡밥 중의 하나였던 임진왜란이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극이 마무리된 탓. 그림으로만 등장한 거북선 역시 마찬가지다. 이순신, 거북선, 일본 무사가 연이어 등장하자 몇몇 시청자들은 '구가의 서'가 막바지에선 전쟁사극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대에 들떴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거북선이 등장한 가운데 이순신과 손잡은 신수 최강치의 스펙터클한 활약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말 그대로 예상에 그쳤다.

◆윤서화=자홍명

'구가의 서'에서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나 다름없는 이가 바로 최강치의 어머니 윤서화(이연희 분)였다. 역적 누명을 쓴 아버지가 죽은 뒤 관기로 팔려왔다가 도망쳐 지리산 신수 구월령(최진혁 분)과 사랑에 빠진 그녀는 구월령을 의심해 그를 죽였으며, 홀로 반인반수 강치를 낳았고,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악의 축 조관웅(이성재 분)을 죽이려다 실패하고 죽음을 맞았다. 아니 죽음을 맞는 듯 했다. 극 중반 일본 상단을 이끌고 등장한 미스터리의 여인 자홍명(윤세아 분)은 뒤늦게 윤서화로 밝혀지며 반전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악귀가 된 구월령을 돌려세운 것도 희생을 감수한 그녀의 덕이었다.

그러나 죽음으로 극을 하차한 듯 했던 그녀가 어떻게 일본까지 흘러가 성공했는지, 어떻게 다시 돌아와 모든 것을 바로잡았는지 세세한 설명은 생략됐다. 역시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겨진 대목. 몇몇 시청자들은 그것만으로도 한 편의 드라마 감이라며 가상 시나리오 작성에 몰두했다.

◆구가의 서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구가의 서' 최대의 떡밥은 제목인 구가의 서 자체였다. 드라마 홈페이지에는 제법 장황하게 구가의 서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몇 천 년 동안 구미호 일족에게 전해 내려온다는 밀서로 환웅이 이 땅에 내려오던 당시 이 땅을 수호하던 수많은 수호령에게 인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만든 언약서라는 것. '호족과 곰족 역시 인간이 되기 위해 백일동안 동굴에서 마늘과 쑥만 먹으며 기도드린 것도 단군으로부터 언약의 서를 받기 위함이었다'는 그럴듯한 설명도 곁들여졌다. 구월령은 서화를 마난 인간이 되겠다며 구가의서를 찾으려다 끝내 악귀가 됐고, 최강치 역시 구가의서를 찾으려다 스스로 포기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관통한 주요 소재인 구가의 서는 그저 대사로만 등장했다. 심지어 마지막 회에 최강치는 이순신에게 "구가의서란 게 과연 존재는 하느냐"고 묻기까지 한다. 시청자들이 하고 싶었던 말이다. 물론 제작진은 친절하게 여지를 남겨 놨다. "허나 이는 단군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오는 전설같은 이야기일 뿐. 진짜로 구가의 서를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구미호 일족 중 어느 누구도 그 백일기도를 이룬 이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뒤늦게 다시 발견했다. 아이고 뒷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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