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선수 박은선(26. 서울시청)이 '성별논란'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5일 연합뉴스는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관계자가 'WK리그 6개 구단 감독(서울시청 제외)들이 간담회에서 내년에 박은선을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게 하도록 하는 데 결의했다'고 알렸다"며 WK리그 감독들이 보이콧까지 감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접한 박은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늦은 밤이네요. 잠도 안 오고해서 지금 심정을 글로 남깁니다"고 말문을 열며 장문의 심경토로 글을 게재했다.
박은선은 "고교 졸업 후 서울시청여자축구단에 입단해 지금까지 서울시청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국가대표팀, 청소년대표팀에 뽑히고 국제대회에도 참가해 성적도 내고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며 "이탈과 방황도 잦았지만 팀 선수들과 감독님은 항상 용서하며 다시 받아 줬다. 그 고마움을 경기력과 성적으로 보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어서 "한 가정에 딸로 태어나 28살이 됐는데 절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던 분들이 이렇게 저를 죽이려고 드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실업팀 입단할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 당시 감독님들은 저를 데려가기 위해 잘해주시다가 돌변하셨는데 지금도 그렇다"며 WK리그 감독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박은선은 "월드컵, 올림픽 때도 성별검사를 받아서 경기에 출전했다. 그때도 어린나이에 기분이 많이 안 좋았고 수치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말할 수도 없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혼자 떠들고 있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셔서 든든하다. 이젠 아무생각안하고 푹 쉬다 내년 시즌 준비하는데 집중하려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은선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랑 소식을 들은 엄마와 오빠, 언니는 어떨 것 같나. 피눈물을 흘릴 꺼다. 지켜봐라. 여기서 안 무너진다. 더 이상 안 넘어진다. 지켜봐라"며 분노와 결의로 가득 찬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박은선의 심경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감독들 제자한테 무슨 못할 짓이냐" "니들이 그러고도 스승이냐" "박은선 선수 응원 하겠습니다. 힘내세요!" "다음시즌 경기장에서 제대로 복수해주세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박은선은 180cm의 큰 키와 남자선수 못지않은 뛰어난 축구실력을 자랑하며 올 시즌 WK리그 득점왕(19골)에 올랐다. 박은선의 활약에 서울시청은 WK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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