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이 마무리를 향해 가는 가운데 한 해의 MBC 드라마를 정리하는 연기대상의 향방에도 차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올해는 누구에게 최고의 영광이 돌아갈까. 올해 MBC에 눈에 띄는 '대박' 드라마가 없지만 그렇기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한 달 앞서 미리 짚어봤다.
2012년 MBC 연기대상이 남풍 일색이었다면 2013년은 그 양상이 완전히 바뀐 느낌이다. '마의'의 조승우,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 '빛과 그림자'의 안재욱이 대상을 두고 치열하게 경합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여배우들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기황후'로 무섭게 피치를 올리고 있는 하지원, 상반기를 달궜던 '백년의 유산'의 박원숙, '불의 여신 정이'의 히로인 문근영과 '여왕의 교실'의 카리스마 마선생 고현정 등이다.
특히 단숨에 동시간대 시청률 정상을 차지하며 월화드라마 시간대의 분위기까지 바꿔놓은 '기황후'의 하지원이 최근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초반 상당부분이 아역으로 채워지는 다른 사극의 주인공과 달리 하지원은 1회부터 타이틀롤 다운 맹활약을 펼치며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아직은 드라마가 6회까지밖에 방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
그러나 시상식이 진행되는 12월 말이면 20회 가까이가 전파를 타는 만큼 출연 기간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 사이 상승세를 제대로 탄 '기황후'가 더욱 선전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해 MBC가 당시 방영 중이었던 '마의'의 조승우에게 대상을 안긴 전례를 따져보면 하지원에게 더욱 무게가 쏠린다.
'백년의 유산'에서 악질 시어머니로 맹활약을 펼친 중견 탤런트 박원숙도 있다. '백년의 유산'에서 박원숙은 마마보이 아들을 철저하게 감싸고돌면서 며느리를 무시하는 시어머니를 연기하며 '며느리 공공의 적'으로 시청자들의 눈총을 제대로 받았다. '백년의 유산'이 최고시청률 30%를 기록하며 종영한 2013년 MBC 최고 시청률 드라마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는 점은 '대상후보' 박원숙의 장점이자 단점. 물론 그 모든 수모를 받아 내며 한 축을 담당한 주인공 유진 역시 쟁쟁한 대상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독보적인 존재감으로는 '여왕의 교실'의 고현정을 빼놓을 수 없다. 냉랭한 카리스마와 지독한 현실주의적 교육관을 내세워 반 아이들을 휘어잡았던 고현정은 동시에 강렬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비록 드라마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막장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던 경쟁작들에 비하면 우리 교육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도 높다.
'불의 여신 정이'를 든든하게 책임진 타이틀롤 문근영 역시 돋보이는 주인공이다. 타이틀롤을 맡아 32부작 월화 사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기여한 연말 대상 후보감. 문근영은 촬영 중 사고로 얼굴에 부상을 입는 등 쉽지 않은 작업 환경 속에서도 사연 많은 캐릭터를 그리며 타이틀롤다운 존재감을 발휘했다.
돋보이는 여배우 군단이 있지만 남자 주인공들의 활약상을 빼놓을 수는 없는 노릇. 특히 '구가의 서'에서 반인반수 최강치로 분했던 이승기의 활약이 빛났다. 판타지 액션 드라마에서 코믹과 액션, 멜로를 오가며 주인공으로서 극을 든든하게 책임졌다는 평가다. 시청률 면에서도 선전해 내내 월화극 정상을 지키며 시청률 20%가까이를 기록했다.
하지원과 호흡을 맞춰 대세 '기황후'를 이끌고 있는 비운의 고려 왕 왕유 역의 주진모, 시청률만 아쉬웠던 드라마 '투윅스'로 존재감을 알린 이준기 등도 올해의 연말을 기대하는 배우들이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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