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0배 뛴 브라이언 윌슨 "난 오늘 바람 빠진 타이어"

LA 다저스의 브라이언 윌슨. /사진 AFPBBNews=News1

LA 다저스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역전패하고 말았다. 믿었던 '천만 달러 셋업맨' 브라이언 윌슨(32)에게 제대로 발등을 찍혔다.

윌슨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미국 본토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로 나선 류현진이 7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환상투를 선보인 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다. 윌슨이 8회를 잘 막고, 9회 '특급 마무리' 켄리 젠슨까지 이어지면 승리를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윌슨은 평소와 달랐다.

지난 22일 호주 개막전에서 8회를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던 윌슨은 이날은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2피안타(1피홈런) 1볼넷으로 3실점했다. 류현진의 승리를 날림과 동시에 본인도 패전투수가 됐다. 이제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인지만, 극과 극의 피칭을 선보였다. 아직 과거의 불같은 강속구를 회복하지 못한 모양새다.

윌슨은 경기 후 MLB.com, LA 타임즈 등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평소답지 못한 투구였다. 홈런을 맞은 후 바람 빠진 타이어처럼 되고 말았다. 오늘의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윌슨의 부진이 뼈아프다. 다저스는 지난해 7월 31일 윌슨과 1년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이후 윌슨은 18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66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과거 샌프란시스코 마무리시절 던졌던 평균 96마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평균 93마일 가깝게 구속을 회복했다.

이에 다저스는 윌슨과 1년 1000만 달러(2년차 옵션 900만 달러 포함)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에 비해 10배 뛴 금액이며, 다저스 불펜 투수 가운데 최고 연봉이었다. 현지 언론에서도 윌슨을 눌러 앉힌 다저스의 선택을 높이 평가했다.

물론 이제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앞으로 윌슨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윌슨이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다저스로서는 뼈아픈 손실일 수밖에 없다. 과연 윌슨이 부진을 씻고 지난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