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연애 말고 결혼'연우진,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더 로맨틱한!

이수연 방송작가  |  2014.08.23 10:14
tvN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 공기태 역 연우진 /사진=tvN


작은 테이블에 작은 의자 달랑 한 개만 있는 1인 식당, 기존 가구의 미니 사이즈인 1인 가구, 딱 1인분 해 먹을 수 있는 밥솥. 점점 싱글족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각종 생활 용품들과 거주 환경들이 변하고 있다. 결혼적령기도 점차 늦어지고, 평생 결혼하지 않고 살아도 좋다는 쿨한 싱글들이 늘어나면서 결혼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기 때문이다. 처녀, 총각 앞에 '노(老)'자가 붙는 싱글들은 더 이상 흉이 아니며, 그저 자신이 택한 삶의 방식일 뿐이다. 여기서 출발한 드라마가 있다. 바로 tvN의 '연애 말고 결혼'이다.

연우진(공기태 역)은 결혼을 강요하는 엄마를 피해 평생 싱글로 살기 위한 작전으로 한그루(주장미 역)를 끌어들인다. '혼자'하기 위해 '함께'임을 가장한 일종의 결혼 사기극에 두 사람은 완전히 몸을 던지고, 서로 좋아 죽겠다고 연기하며 충실히 각자의 역할을 해나간다. 가족과 친구를 감쪽같이 속인 사기극, 거기까진 만사형통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좀 이상하다. 거짓으로 시작한 연애가 가짜인듯 가짜 아닌 진짜 같은 연애로 묘하게 변질되면서, 결혼 사기극에 오히려 그들 자신이 완벽하게 걸려들고 말았다. 진짜 사랑에 빠졌구나, 각자 마음을 확인한 후, 그들은 가짜가 아닌 진짜 연애를 시작한다. 대신 쿨 하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자고 선언하면서. 하지만, 희한하게도 진짜 연애를 시작하면서 말수가 줄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대에게 상처 주는 말을 피하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대화는 단절되고, 오히려 가짜 연애보다 재미없는 연애가 되었다. 그들은 깨닫는다. 속마음을 숨긴 우아함보다 솔직하게 지지고 볶는 것이 사랑을 훨씬 더 쫀쫀하게 만든다는 것을 말이다.

케이블 채널 tvN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에서 한그루(사진 왼쪽)와 연우진 /사진=tvN


'연애 말고 결혼'은 이래서 재미있다. 연우진, 한그루는 지극히 현실적인 남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공감이 된다. 그들에겐 간보기나 밀당도 없고, 이성을 유혹하는 법 등의 여우짓도 없다. 현란한 연애 기술은커녕, 계산적인 행동도 없다. 특히, 대부분의 로맨틱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은 순정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로 설정된다. 훤칠하고 여리여리한 외모는 당연하고, 여자 주인공에 대한 매너와 이해, 로맨틱한 이벤트는 로맨틱 가이의 교과서같은 공식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하지만 '연애 말고 결혼'의 연우진에게선 기존 로맨틱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속마음과 달리 툴툴 거리며 내뱉는 까칠한 말투, 매너와 배려에 민망하고 쑥쓰러워 하는 모습, 서툰 이벤트를 준비하는 모습 등은 오히려 현실 속 남자들과 훨씬 더 닮은 듯하다. 심지어 다부진 식스팩이 아닌 밋밋한 몸매까지도 현실적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극히 현실적인 남자 주인공 덕분에 드라마는 더더욱 로맨틱하다. 드라마의 단골 주인공인 실장님, 회장님 아들과의 연애는 그저 드라마에나 있을법한 상상 속 이야기지만, 속마음 표현하는데 서툴고 가끔씩 엇나가는 남자주인공이어서 어쩌면 더 친근하다.

'연애 말고 결혼' 속 공기태, 연우진의 캐릭터는 손대면 사라질 것 같은 뜬구름이 아닌 왠지 한 번쯤 만날 것 같은 현실 속 남자와 비슷하다. 그래서일까? '연애 말고 결혼'에 현실적인 공감을 가득 담아 감정이입 하게 되는 이유 말이다. 어쩌면 동네 오빠, 학교 선배, 회사 동료, 동성같이 편한 이성 친구 등과 '연애 말고 결혼' 속 연우진, 한그루처럼 토닥거리는 연애를 할 법도 하니까.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더더욱 로맨틱한 '연애 말고 결혼' 속 연우진. 오늘 드라마가 종영되고 나면, 꽤 많은 여성들이 당분간 연우진앓이를 하지 않을까, 싶다.

'연애 말고 결혼'은 현실인듯 현실 아닌 현실같은 로매틱 드라마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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