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 장착' 차두리의 폭풍 질주, 한국 축구 살렸다

한국 수비수 차두리. /AFPBBNews=뉴스1

차두리(35, FC서울)가 또다시 날았다. 이번 대회가 대표팀에서의 마지막이라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4시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A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이날 차두리는 오른쪽 측면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이번 대회 첫 선발이다. 지난 10일 오만과의 1차전서는 전반 17분 부상으로 빠진 김창수 대신 교체 출전했다.

당시 차두리는 갑작스러운 투입에도 불구, 두 번의 키 패스(KEY PASS)와 한 번의 위협적인 슈팅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스피드는 여전했고 악착같은 수비력도 좋았다.

차두리는 쿠웨이트를 상대로도 변함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차두리의 활약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한국은 이청용을 비롯하여 손흥민, 구자철 등 핵심 자원들이 모두 부상 및 감기 증세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전체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 한국의 맏형인 차두리가 중심을 잡아줘야 했다.

차두리는 제 역할을 다했다. 전반 초반 쿠웨이트의 공세가 거셀 때에는 빠른 발의 압둘 아지즈 등 쿠웨이트 공격진들을 철저히 봉쇄했다. 수비 진영부터 공격으로 연결하는 빌드업 과정도 좋았다.

차두리의 진가는 전반 36분 증명됐다. 공격에 가담한 차두리는 상대 오른쪽 측면에서 빠른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수 1명을 무력화 시켰다. 이어 차두리는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방향과 세기, 휘는 각도까지 완벽했다. 이를 문전 쇄도한 남태희가 헤딩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차두리의 패스에 보답했다.

차두리는 후반 중반부터 쿠웨이트가 동점골을 넣기 위해 강하게 몰아붙이자 공격 보다는 수비에 치중했다. 차두리는 상대 공격수들과의 적절한 간격 유지와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한국 수비를 지켰다. 결국 차두리는 한국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한국 대표팀에서 은퇴한다. K리그에서는 2015시즌 FC서울 소속으로 활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