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노무현 수사시, '논두렁' 단어 나오지도 않았다"

김동영 기자  |  2015.02.26 08:33
지난 1월 1일 야당 인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모습. /사진=뉴스1




국가정보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 내용 일부를 과장해 언론에 흘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57)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의 입에서 나왔다.

경향신문의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인규 전 부장은 2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노 전 대통령 수사 내용 일부를 과장해 언론에 흘린 건 국가정보원이다"라고 밝혔다.

이인규 부장은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4월 30일,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회갑선물(시계)을 포함한 금품을 받은 혐의로 대검 중수부에 소환됐다.

이후 일부 언론은 "권양숙 여사가 선물로 받은 1억 원짜리 명품시계 2개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언론 보도 후 열흘 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인규 전 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시계는 어떻게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계 문제가 불거진 뒤 (권양숙 여사가) 바깥에 버렸다고 합디다'라고 답한 것이 전부다. 논두렁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그런 식으로 (국정원이) 말을 만들어서 언론에 흘린 것이다"라고 말했다.

'논두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도덕성을 상징하는 단어로 지금도 언급되고 있다. 이인규 전 부장의 주장대로라면, 국정원이 '노무현 흠집내기'의 일환으로 없는 단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이 단어가 지금까지도 살아있는 상황이다.

이인규 전 부장은 국정원 개입 근거에 대해서는 "(언론까지) 몇 단계를 거쳐 이뤄졌으며 나중에 때가 되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인규 전 부장은 당시 검찰의 망신주기식 수사와 이에 따른 보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연결됐다는 '책임론'이 자신에게 집중돼 괴로웠다고 밝혔다. 이 전 부장은 "그 사건을 맡은 것 자체가 내겐 불행이었다. 이후 내 진로도 틀어지고 가족들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규 전 부장이 '언론플레이' 장본인으로 지목한 국정원 당시 수장은 원세훈씨였다. 원세훈 전 원장은 2012년 대선에서 직원들을 동원해 편파적인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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