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계속
'오나귀'는 7%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전의 히트를 쳤다. 덕분에 출연진과 제작진은 필리핀 세부로 포상 휴가도 다녀왔다. 그런데 이정은은 딱 하루 머물다 서울로 돌아와야 했다. 스케줄이 많아서다.
"스케줄이 요즘 정말 많아요. 제가 뭐 큰 거 하지는 않는데 이곳저곳 출연을 많이 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세부에는 하루 갔는데, 가길 잘했어요. 언제 스태프들하고 다 같이 밥을 먹거나 이야기를 하겠어요. 전 배우 하고 일이 없을 때 연출부를 했는데 그 때 생각한 게 스태프들에게 정말 잘 해줘야지였죠. 배우야 대중들의 사랑을 받지만 스태프들은 숨겨져 있잖아요."
이정은은 조만간 JTBC 일일극 '송곳'으로 시청자들을 다시 찾을 예정이다. 그녀의 '과거'가 오롯이 녹아들어간 작품이 될 예정.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마트에서 야채 와 청과를 담당하고 있는 '정미 여사'로 등장한다.
"제작진이 마트에 가면 딱 볼 수 있는 여사님 스타일로 연기해 달래요. 제 주력 분야죠. 저 사실 마트에서 일한 적도 있거든요. 2003년에 연극을 제작하다가 망했어요. 두 달 동연하는데 대관비는 어느 정도 충당되는데 진행비가 없을 정도였어요. 말아 먹었죠(웃음). 마트에서 간장 많이 팔았어요. 판매왕에 오를 정도였으니까요. 마트에서 계속 일 해달라고 하는데 사양했어요. 그러다 계속 간장만 팔 것 같아서요(웃음). 판매왕이 됐지만 너무 힘들어서 공연을 6개월이나 못했어요. 하루 12시간 노동이 정말 힘겹더라고요."
이정은은 그 때 진 빚을 여전히 갚고 있다고 했다. 12년째다.
"저 솔직히 금방 돈 모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1000만원이야 금방이지 했는데, 공연 수입으로는 모으기가 쉽지 않았어요. 생활비도 만만치 않고요. 아버지가 함경도 분인데 대학 때도 한 푼 안주셔서 제가 장학금 받으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자랑일수도 있는데, 저야 물론 장학금 받고 다녔죠(웃음)."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뢰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2003년에 연극이 망하고 많은 분들에게 신세를 졌어요. 올해는 그 신세를 꼭 다 갚고 싶어요. 돈으로 해결하고, 말로도 해결하고요."
이정은은 그러면서 지진희와 신하균에게 올해 꼭 신세를 갚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진희와 신하균에게 올해는 누나가 꼭 해결할거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저 연극할 때 제작비를 도와줬었거든요. 12년 전 2003년에 말이죠. 신하균은 전화 한통에 큰 돈을 선뜻 내줬어요. 12년 간 갚으라는 얘기도 한번 안했죠. 지진희도 빌려줬는데, 아, 이건 아내도 모르는 부분이에요. 지진희가 착한 마음이 있거든요. 그래서 못 받은 돈도 많다고 해요. 이제 그 못 받은 사람 중 한 사람에서 벗어나야죠. 두 사람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너희가 도와줘서 고맙다. 내 성장에 큰 도움을 줬어. 꼭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어요."
이정은은 "제 별명이 '전대녀'였다"며 "공연할 때도 전대를 가슴에 차고 다녔다. 그 안에는 돈이 아니라 돈 빌린 사람 이름이 적힌 수첩이 있었다. 제가 받을 돈은 안 적어 놓은데, 돈으로 사람을 잃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갚을 돈은 적어 놨다. 늘 그걸 보면서 성공을 다짐했다. 그런데 그 전대를 안 차고 다닌 지 1년이 됐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전대를 더 이상 차지 않는다는 것은 빚을 거의 다 갚았다는 얘기다.
"(신)하균이와 (지)진희는 두고두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걔네들 나오는 드라마는 꼭 볼 거예요. 나를 키운 사람들이거든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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