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의 40·40 스트레스, 김경문 감독은 어떻게 풀어줬나

인천=한동훈 기자  |  2015.10.03 07:00
40-40을 달성하고 기뻐하는 테임즈. /사진=OSEN



"끝까지 못 하면 1번 타자라도 넣어준다고 해."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가 1번 타순에 서는 모습은 아쉽게 보지 못하게 됐다. 최종전까지 대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테임즈는 1번 타자로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배려가 전달된 그날, 테임즈는 바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테임즈는 지난 2일 인천서 열린 SK전에서 시즌 40번째 도루를 성공시키며 KBO리그 최초 '40홈런-40도루' 클럽을 개설했다. 홈런은 이미 47개로 훌쩍 넘은 상황이었지만 도루가 부족했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출루해 절호의 기회가 왔고 놓치지 않았다. 견제구 2개가 연달아 온 뒤 초구에 바로 도루를 감행, 성공시켰다. 베이스를 뽑아 들고 활짝 웃으며 자축했다.

39번째 도루는 지난 30일 두산전에 기록했다. 지난 1일 잠실 LG전 달성이 유력했지만 한 번도 출루를 하지 못했다. 1루 땅볼, 좌익수 뜬공, 3루 땅볼, 우익수 뜬공으로 침묵했다. 테임즈가 출루를 하지 못한 건 9월 13일 SK전 이후 처음이었다.

대기록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김경문 NC 감독도 이를 감지했다. 1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 도중 더그아웃 앞을 지나가던 통역을 불러 세웠다. 김 감독은 "1번 타자 시켜줄 테니까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했다"며 웃었다. "감독하기 참 어렵다. 선수들 기분도 살펴야 되고 신경 쓸 게 많다"며 우스갯소리를 덧붙였다.

테임즈도 감독의 배려를 느꼈는지 첫 타석부터 홈런포로 화답했고 거짓말처럼 두 번째 타석에는 역사를 썼다.

한편 테임즈가 대기록을 완성한 2루 베이스는 NC가 기념 삼아 가져간다. NC 관계자는 "SK측에 양해를 구했다. 1, 2, 3루가 세트라 모두 우리가 가져가고 새 세트로 대신해 줄 예정이다. 저 베이스는 구단에서 보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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