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이영애·강혜정 잇는 박찬욱의 신데렐라 되려나

[록기자의 사심집합소]

김현록 기자  |  2016.05.03 11:27
김태리 / 사진=김창현 기자


'박찬욱의 신데렐라.'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영화 '아가씨'의 김태리(26)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초짜 여배우에게 관심이 쏠리는 건 그녀를 발탁한 이가 다름 아닌 박찬욱 감독이기 때문이다. 작품성과 대중성 사이 그 오묘한 줄타기에서 늘 성공해 온 그는 여배우들을 발굴하고 그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모습을 보여왔다.

대표적인 이가 이영애다. 1990년 CF로 데뷔한 이영애는 '산소 같은 여자'로 사랑받으며 CF와 브라운관을 차츰 점령해가는 미녀 스타였다. 그러나 그녀가 '배우'로 진정 주목받기 시작한 건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서다.

1997년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인샬라'가 흥행에서 참패한 뒤 드라마를 통해서만 관객과 만나던 이영애는 2000년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배우로서 전기를 마련했다. 이영애는 이후 '선물', '봄날은 간다'(2001)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의 여신으로 입지를 굳혔고, 드라마 '대장금'(2003~2004)을 통해 최고의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2005년에는 박찬욱 감독과 다시 의기투합, '친절한 금자씨'를 선보이며 업그레이드된 카리스마를 선보이기도 했다.

'올드보이'(2004)의 강혜정 또한 박찬욱이 발굴한 스타다. 1997년 하이틴잡지 모델로 데뷔, 드라마와 시트콤 등에 출연하던 강혜정은 영화 '나비'(2001)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원석이었다. 그러던 강혜정은 '올드보이'의 미도 역 오디션에 참가했고, 박찬욱 감독은 회를 써는 연기를 위해 횟집에 들어가 칼을 빌려오던 그녀를 전격 캐스팅했다.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한편 흥행에도 대박을 친 '올드보이'로 강혜정은 젊은 연기파 여배우로 우뚝 섰다. 영화 '연애의 목적'(2005), '웰컴 투 동막골'(2006)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다시 대박을 쳤다.

어디 이들뿐이랴. 박찬욱 영화 속 개성만점의 독특한 캐릭터가 배우의 아우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영화 '여고괴담3'(5)으로 데뷔,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던 김옥빈은 '박쥐'를 통해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선보이며 연기의 외연을 한층 넓혔다. '복수는 나의 것'(2002)의 배두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의 임수정 등 이미 주목받던 여배우들 또한 박찬욱 감독과 만나 매력과 재능을 더욱 꽃피우기도 했다.

김태리와 김민희 / 사진=김창현 기자


박찬욱 감독의 '눈'은 이번에도 들어맞을까. '아가씨' 김민희에 버금가는 주역으로 발탁된 김태리는 연기 경험이 일천하다시피 한 신예 여배우다. 그는 '아가씨'에서 정체를 숨기고 상속녀 아가씨의 하녀로 들어간 소녀 숙희 역을 맡았다. 도둑의 딸로 태어나 장물아비의 손에 자란 그녀는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과 계약을 맺고 하녀가 되지만 점차 아가씨와 가까워지게 된다.

박찬욱 감독은 오디션 말미 김태리에게 '나는 너로 정했다'고 답을 줬을 만큼 확신을 갖고 그녀를 선택했다는 후문. 당시 '올드보이'의 강혜정을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는 박찬욱 감독은 "임자를 만나면 느껴지는" 본능적인 직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주눅들지 않고 할 말은 하는 대담한 모습 또한 박찬욱 감독을 사로잡았다.

당시 자신이 김민희와 호흡하게 될 줄 몰랐던 김태리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김민희를 꼽은 점도 박찬욱 감독을 더욱 기쁘게 했다. 지난 2일 열린 '아가씨' 제작보고회에서 박찬욱 감독은 "김태리는 첫 작품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셈"이라며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의 신데렐라, 입체적인 캐릭터, 오디션부터 예고된 강도 높은 노출 등 김태리는 주목받을 요소를 모두 갖추고 곧 우리 앞에 선다. 짧게 공개된 예고편, 스틸컷 등을 통해 본 그녀의 얼굴에는 앙큼한 소매치기와 충직한 하녀 만큼이나 상반된 매력이 가득하다. 물론 영화를 봐야겠지만, 박찬욱 감독이 선택한 뮤즈라는 점만으로도 기대할 거리는 충분하다. 다음 달 칸 영화제 레드카펫 무대와 오는 6월 영화의 개봉을 앞둔 그녀는 올해 가장 뜨거운 신예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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