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포일'로 돌아본 '희귀 끝내기'의 역사

김우종 기자  |  2016.05.18 06:05
8회말 2사 3루 삼성 이지영 타석 때 한화 투수 정우람이 폭투로 동점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뉴스1



17일 포항구장.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삼성전.

연장 10회말. 삼성이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1루 주자 조동찬. 2루 주자 박해민. 3루 주자 이승엽. 타석에는 이지영. 한화 투수는 박정진이었다. 초구와 2구 모두 볼. 3구째 파울. 4구째 볼. 5구째 스트라이크. 풀카운트가 됐다.

제 6구째. 박정진의 손을 떠난 슬라이더(131km)가 이지영의 몸쪽 낮은 곳을 향해 파고 들어갔다. 이지영의 배트가 헛돌아가며 2아웃이 됐다. 그런데 아뿔싸. 포수 조인성이 이 공을 잡지 못했다. 공이 뒤로 빠졌다.

조인성은 망연자실한 채 몇 걸음 움직이지 못했다. 이 사이 3루주자 이승엽이 홈을 밟으며 환호했다. 투수가 잘못 던진 폭투가 아닌, 포수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놓친 포일, 그 중에서도 끝내기 포일이었다.

끝내기 기록으로는 홈런과 안타를 비롯해 끝내기 실책, 끝내기 스퀴즈,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 끝내기 희생플라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끝내기 포일은 역대 KBO리그서 전날(17일) 경기 포함해 단, 7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희귀한 기록이다. 그럼 끝내기 포일의 첫 번째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현 kT위즈 사령탑인 조범현 감독이다.

지난 1987년 8월 29일 광주 무등 OB-해태전. 양 팀이 0-0으로 맞선 연장 11회 2사 2,3루 상황. OB는 현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인 김진욱 전 감독이 투수, 조범현 감독이 포수로 배터리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풀카운트 끝에 포수 조범현이 김진욱의 공을 빠트리면서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끝내기 포일이 나오게 됐다.

불명예를 안은 끝내기 포일의 주인공들로는 조범현 현 감독을 비롯해 이영재(1993.4.17 사직 연장 10회, 타자 이종운 투수 유영선), 장광호(1996.7.17 청주 연장 10회, 타자 홍원기 투수 정명원), 진갑용(2000.6.14 잠실 연장 12회, 타자 안재만 투수 임창용 및 2002.7.9 수원 9회, 타자 심정수 투수 배영수), 정상호(2009.6.25 무등 연장 12회, 타자 김형철 투수 최정), 그리고 전날 조인성까지 총 6명이다.

그럼 또 다른 희귀한 끝내기 기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끝내기 보크는 역대 KBO리그서 단, 4차례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희귀한 기록이다.

특히 끝내기 타격 방해는 35년 KBO리그 역사상 단, 한 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바로 지난 1997년 6월 27일. 대구 한화-삼성전. 양 팀이 6-6으로 맞선 9회 1사 만루서 정경배가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는 구대성. 포수는 강인권. 볼카운트 1-1에서 제 3구째. 정경배가 힘차게 배트를 돌렸으나, 구대성의 투구를 잡으려던 강인권이 스윙을 하려던 정경배의 방망이를 포수 미트로 건드렸다.

결국 당시 주심을 본 문승훈 심판위원은 포수 강인권의 타격 방해를 선언, 당시 한화는 3회 6-1로 앞서고 있었으나 6-7 역전패를 당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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