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스크린에 온 게임신화..그럭저럭 2시간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 리뷰

김현록 기자  |  2016.06.08 09:20
사진='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 스틸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감독 던칸 존슨)은 게임신화라 불러 모자람 없는 동명의 게임이 원작이다. 1994년 도스 게임으로 출시된 이후 변화와 확장을 거듭하며 전세계에 걸쳐 무려 1억 명의 유저를 거느렸다. 하지만 너무 잘나가는 원작 탓일까. 영화를 먼저 선보인 미국에선 혹평이 쏟아진 터다. 개봉을 앞두고 한국에서도 드디어 첫 선을 보인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 한마디로 하면 우려했던 망작이 아니다. 그렇다고 매력 넘치는 수작도 아니다. 그럭저럭 2시간을 보낼 만하다.

영화는 오크와 인간,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역사적인 첫 대결을 담는다. 황폐해진 고향을 떠난 오크가 지옥마법으로 열린 거대한 포털을 타고 평화로운 아제로스로 넘어와 인간들과 대립하게 된다. 새로운 세계관에 종족의 생존과 애틋한 가족애를 버무린 구도는 판타지 원작 대서사시의 시작답다. 유저들에겐 꿈에 그리던 실사화일 것이다.

그러나 거대한 세계를 열고 이런저런 사연들을 소개하며 2편까지 강력히 암시하는 미션에 집중한 나머지 드라마와 캐릭터를 놓친 느낌이다. 유저들은 인물들의 끝을 이미 알 테고, '워크래프트' 초보 입장에서도 거의 예상한 대로 이야기가 흐른다.

특히나 비(非) 유저로선 옥니에다 비죽 솟은 엄니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녹색 괴수에게 첫눈에 정 주기가 쉽지 않다.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로 꾸려진 인간 주인공들도 마찬가지. 전사, 마법사, 왕을 막론하고 별 위엄이 안 느껴진다. 충직하고도 능력있는 전사 안두인 로서(트래비스 핌멜)가 부각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오크족 무리에게 마음이 간다. 그 중에서도 정신 똑바로 박힌 서리늑대부족 족장 듀로칸, 폴라 패튼이 분한 늘씬한 혼혈오크 가로나가 멋지다.

탄탄한 판타지 원작의 대서사시야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 등에서 일찍이 경험한 바. 제작 선언 10년 만에 나온 기대작이라지만 피터 잭슨이 만들어낸 유려함에는 비할 바 아니다. 완성도 역시 마찬가지. 대신 '워크래프트'는 투박하고 원시적인 기운이 넘실대는, 갈 길 다른 CG로 꽤 볼만한 전투신을 선보인다. 마구 키운 스케일은 별 인상을 못 남기지만, 매끈한 광택이나 서늘한 기운 대신 축축한 열기, 둔탁한 무게감이 가득한 디테일은 볼만하다. 근육질의 거구들, 묵직한 해머와 검이 맞부딪치는 육탄전의 타격감이 특히 묵직하다. 게임을 옮긴 듯 화려한 마법 장면도 인상적이다.

게임신화라 불러 모자람 없는 '워크래프트'의 충직한 유저라면 조금 기대를 내려놓는 게 좋겠다. 초보라면 기초 용어들을 미리 학습하거나 아예 신경쓰지 않고 즐기는 게 나을 듯. 12세 이상 관람가답게 어린 관객들이 좋아할 듯하다. 2편이 궁금하긴 하다.

러닝타임 122분. 12세 이상 관람가. 6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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