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새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제대로 베일을 벗는다. LG는 21일 고척 넥센전 선발투수로 허프를 예고했다.
후반기 LG의 반등을 이끌 구세주로 떠오를지, 흔한 대체 용병 투수로 거쳐 갈지, 허프의 첫 선발 등판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와 불안 사이다.
지난 14일 잠실 한화전 등판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8일 코프랜드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LG와 계약한 허프는 시차적응을 마친 뒤 점검 차원에서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양상문 LG 감독은 계약 발표 당시 "14일 한화전 정도에는 선발 등판은 힘들더라도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는데 계획대로 그날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선발투수 류제국이 조기 강판 되면서 허프는 3회초에 투입됐다. 2사 1루 양성우 타석에 구원 등판했다. 초구부터 좌타자 바깥쪽에 꽉 차는 150km/h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꽂아 넣자 잠실 구장이 술렁였다. 하지만 차일목을 상대하면서는 그 공이 계속 커트 당했다. 8구까지 끌려갔고 1루수 직선타로 간신히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4회초에는 강경학, 정근우, 이용규에게 연속 3안타를 맞으며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다행히 정근우의 도루 실패 이후 송광민 김태균을 범타 처리해 추가 실점은 막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1⅔이닝 3피안타 1실점은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게다가 150km/h를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이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고 수 차례 커트 됐던 장면은 왠지 찝찝했다.
양 감독은 허프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워낙 짧게 던졌다"면서 첫 등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일단 공이 빠르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실제로 허프는 커트를 당하면서 진땀을 빼기는 했으나 코프랜드나 지난 시즌의 루카스 하렐처럼 볼을 남발하지는 않았다. 코프랜드와 루카스는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는 데에만 4~5차례 등판을 허비했다. 허프는 이날 던진 39구 중 스트라이크 26개, 볼 13개로 이상적인 비율을 기록했다.
만약 허프가 1~2선발 급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면 LG의 리빌딩 계획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로테이션 붕괴는 곧 불펜 과부하로 이어진다. 마운드가 무너지면 방망이의 힘으로 버티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팀 전력에 변수가 줄어들고 이기는 경기가 늘어나야 유망주들도 안심하고 자기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패배가 반복되는 압박감 속에서는 성장도 기대하기 힘들다.
지각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꽤 요란하게 LG에 왔던 코프랜드의 KBO리그 데뷔전도 고척돔이었다. 당시 코프랜드는 넥센을 맞아 3⅓이닝 동안 8피안타 6실점으로 처참하게 당했었다. 공교롭게도 허프 역시 선발 데뷔전을 고척돔에서 치른다. 허프는 과연 구세주로 떠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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