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결혼? 간미연이나 윤은혜가 먼저 갈 것 같아요"(인터뷰)

베이비복스 출신 배우 이희진 인터뷰

김미화 기자  |  2016.07.29 13:43
배우 이희진 / 사진=김창현 기자


1997년 걸그룹 베이비복스로 데뷔한 이희진(37)은 벌써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19살 때 가수로 데뷔한 그녀는 어느새 30대 중반의 여배우가 됐다.

뮤지컬을 시작으로 연극, 드라마, 영화 등을 오가며 다양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이희진을 만났다. 이희진은 최근 개봉한 영화 '트릭'(감독 이창열)에 출연했다. '트릭'은 휴먼 다큐 PD 석진(이정진 분)과 도준(김태훈 분)의 아내 영애(강예원 분)가 명예와 돈을 위해 시한부 환자 도준을 놓고 은밀한 거래를 하는 대국민 시청률 조작 프로젝트.

이희진은 극 중 전국민이 지켜보는 시한부 환자 도준을 사랑하는 희경 역할을 맡았다. 그는 발랄한 모습과 함께 반전을 간직한 미스터리 한 감정 연기를 오간다.

"영화 촬영 현장에 가는게 너무 좋았어요.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저를 많이 배려해 주셨어요. 이정진 오빠가 말을 많이 하면서 편하게 해줬고요, 김태훈 오빠는 늘 웃게 해줬어요. 진짜 춥고 칼바람 부는 현장이었는데 즐거웠어요."

'트릭'은 영화 속에서 스릴 넘치고 긴장감 있는 장면이 이어진다. 하지만 현장에서 배우들은 웃고 떠들며 즐거운 분위기로 촬영했다고. 가수 출신인 이희진을 위해 베이비복스 노래를 틀어주기도 했단다.

"어느날 현장에서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데 김태훈 오빠가 베이비복스 노래를 듣고 있었어요. 아침마다 노래 듣고 기분을 업해서 나간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렇게 가끔 주변에서 (베이비복스) 이야기를 하고 노래를 들어주고 하면 내가 잘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이희진 / 사진=김창현 기자


이희진은 1997년 베이비복스로 데뷔해 H.O.T 젝스키스 등 1세대 아이돌과 함께 활동했다. 19살의 나이에 데뷔했던 그는 어느새 30대 중반이 됐다. 팀의 막내였던 윤은혜도 벌써 32살이다. 최근 1세대 아이돌 재결합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베이비복스는 컴백 계획이 없는지 물었다.

"우리는 멤버들 다섯 명이 자주 연락하고 봐요. 다 함께 단체 카톡방에서 항상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자주 연락하죠. 오히려 그러다 보니까 재결합 그런 이야기는 잘 안하고 그냥 서로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 '무한도전'에서 젝스키스가 함께 모이는 것을 보고 많이 울었어요. 젝스키스가 1997년 이야기를 꺼내자 마자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우리도 그때 같이 데뷔해 활동했었어요."

다들 친하게 지내지만 베이비복스의 재결합은 쉽지 않아 보였다. 2010년 SBS '김정은의 초콜릿'을 통해 6년 만에 베이비복스 무대에 올랐던 이희진은 그때도 힘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이지 언니는 벌써 애가 둘이에요. 다들 삼십 대라 힐을 신고 춤출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하. 우리의 재결합과 별도로 그렇게 1세대 아이돌이 방송에 나오고 활동하는 것을 보니까 뭔지 모를 뿌듯함이 들어요. 아무도 기억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아직 우리를 찾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베이비복스 노래도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배우 이희진 / 사진=김창현 기자


이희진은 현재 배우로서의 삶에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각 작품에서 주연과 조연을 모두 연기해 본 그는 주연의 부담감과, 조연의 재미 모두 감사하다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내가 내뱉는 말로 상대배우가 반응해서 연기하고 그렇게 줄거리가 흘러간다는게 재밌는것 같아요.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스폰지 같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요. 튀지 않아도 그 극중에서 녹아들었을 때, 내가 말한 것으로 사람들이 울고 웃을 때 그것을 같이 공유하는 것이 엄청나게 큰 힘이 돼요."

이희진은 30대 초반에 연애를 한 뒤 사랑을 하지 않은지 꽤 오래됐다고 했다. 그는 아직까지 연애와 결혼 계획 없다고 털어놨다.

"제 나이 대에는 원래 남자가 없는 것 같아요.(웃음) 어중간한 나이거든요. 베이비복스 멤버 중에서 (김)이지 언니만 결혼했는데 저희에게 언제 결혼하냐고 막 그래요. 아마 제 생각으로는 (간)미연이나 (윤)은혜가 먼저 갈 것 같아요. 은혜는 언니들이 먼저 가야 한다고 하지만요. 하하."

어느새 데뷔 20년을 맞이한 이희진은 10대 때부터 걸그룹으로 시작해, 현재 배우로 활동하며 많은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힘들었던 시기에도 누군가가 도움을 줘서 뮤지컬을 시작했고, 그렇게 연기의 재미를 알아가다가 배우로 자리잡게 됐다. 공백기가 있었지만 연기 할 수 있다는 행복감이 크다고 말했다.

"저는 더 빨리 나이가 들고 싶어요. 그래서 산전수전 다 겪어보고 싶어요. 시장 바닥에서 하는 연기라고 해도 겪어보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르잖아요. 저는 망가짐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사람 냄새나고 맛깔스럽게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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