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직구를 그렇게 고집했을까 돌아봤다."
투수가 포수 리드대로만 완벽히 던진다면 칠 타자는 없다고 한다. 포수 리드의 비중을 과대평가하는 시선에 대한 반박이다.
하지만 코스를 떠나서 볼 배합이나 호흡 등 포수는 투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특정 포수를 선호하는 투수들이 있는 걸 보면 포수는 분명 '공 받는 사람' 그 이상의 존재다. 게다가 이런 능력은 포구나 송구, 견제, 반응속도처럼 반복 훈련으로 습득할 수 없다. 오로지 경험만으로 채울 수 있다.
이런 면에서 LG 포수 유강남은 매 경기 배우는 중이다. 지난 시즌 최경철의 부상으로 뜻하지 않게 주전 포수가 됐지만 1군 풀타임을 무난하게 소화해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얻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LG는 FA로 정상호를 데려왔지만 26일 현재 출전 비중이 가장 높은 포수는 바로 유강남이다. 발군의 타격 재능과는 별개로 이제 풀타임 2년차 포수 유강남에게 '투수 리드'는 까마득한 영역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다음 날 "이준형이 시작부터 매우 공격적으로 붙었다. 두산 타자들도 기다리지 않고 받아 쳤다. 그런데 유강남도 그대로 정면을 요구했다"며 피해갈 줄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게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유강남은 두산전에는 바로 빠졌지만 25일 넥센전에는 변함 없이 선발 마스크를 썼다. 외국인 투수 허프와 배터리를 이뤘다. 허프가 1회부터 3실점하며 흔들렸지만 이날에는 위기를 잘 타개했다. 8회까지 추가실점을 1점으로 막았다. 허프는 승리투수가 됐고 유강남도 9이닝 풀타임을 소화했다. 타석에서도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영양가 만점 활약을 펼쳐 전날 후유증을 말끔히 씻었다.
경기 후 유강남은 "어제 (이)준형이 볼이 좋았다. 그런데 나랑 하고 2군에 내려갔다. 너무 미안했다. 내가 왜 그랬을까 돌아봤다. 공이 좋았는데 그 상황에서 왜 직구를 고집했을까 생각했다. 김정민 코치님도 어디서 잘못됐는지 지적해주셨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어제 경기는 어제 경기고 넥센전을 또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빨리 털었다. 빠진 건 빠진 거고 오늘 게임에 집중해야 했다. 다시 잘 해보겠다고 심기일전했다. 팀이 이겨서 무엇보다 기쁘다. 연승을 이어나가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유강남은 26일 현재 71경기서 타율 0.289, 7홈런 OPS 0.771을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중위권에 해당하는 공격력이다. 도루저지율은 37%로 6위지만 지난해 25%보다 크게 늘었다. '공격형 포수'의 재능은 이미 인정 받은 유강남이 진짜 안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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