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범죄의 여왕' 수도요금에 숨겨진 비밀

전형화 기자  |  2016.08.27 11:29


이요섭 감독의 '범죄의 여왕'이 지난 25일 개봉했습니다. '족구왕'으로 독립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창작집단 광화문시네마의 신작입니다.

'범죄의 여왕'은 시골 동네 아줌마들에게 불법 시술을 하면서 동네 온갖 일에 오지랖을 떠는 어느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젊어서는 미스 춘향으로도 선발됐고, 오십줄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아줌마입니다.

남편 없이 홀로 사는 이 아줌마에겐 목숨보다 아깝지 않은 아들이 있습니다. 사법고시 2차를 앞두고 이 아들이 엄마에게 전화를 합니다. 수도요금이 120만원이 넘게 나왔으니 돈을 좀 붙여달라고. 뭔가 아들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다고 직감한 아줌마는 서울로 상경합니다. 허름한 고시원에는 귀기 마저 감돕니다. 빨리 돈이나 주고 돌아가라는 아들. 하지만 아줌마는 수도요금에 끔찍한 사건이 숨겨져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비밀을 하나 둘 캐기 시작합니다. 이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요?

사뭇 쫄깃하게 이어지는 이 스릴러는, 큼직한 여느 상업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줍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발상이 재미 있습니다.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답니다. 영화 속 고시원 같은 곳에서 홀로 살던 이요섭 감독은 어느 날 60만원이 넘는 수도요금을 고지 받았답니다. 난감했겠죠. 관리사무소도 영화 속처럼, 왠지 조폭 같은 사람들이 장악했답니다.

그곳을 엄마가 찾았답니다. 이요섭 감독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잠시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죠. 무슨 큰 소리가 나든 들어오지 말라면서. 고성이 오가고, 엄마의 안위가 궁금해 관리사무소에 들어간 이요섭 감독. 하지만 그곳에서 엄마와 조폭 분위기의 관리소 직원들은 너무나 편한 분위기 속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답니다. 수도요금 문제도 해결이 났구요.

관리사무소에서 나온 어머니는, 이요섭 감독에게 "저 사람들, 무서운 사람들이니 조심하라"고 했답니다. 이요섭 감독은 "내가 알고 있던 엄마가 맞나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범죄의 여왕'은 시작됐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엄마, 내가 알고 있는 엄마는, 과연 엄마의 진짜 모습일까요? 엄마는, 엄마에겐, 엄마 말고 이름은 없는 것일까요? 과연 나는, 우리는, 엄마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범죄의 여왕'은 그런 물음에서 시작된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맡은 박지영은 늘 "나 양미경이야"라며 자기의 이름을 댑니다. 누구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댑니다. 누구 엄마라고 불려 질 때는 아들 걱정에 한없이 약해지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세울 때는 한없이 강해집니다. 엄마라는 신화와는 정반대죠.

물론 '범죄의 여왕'도 엄마가 갖고 있는 기존 이미지를 많이 차용합니다. 밥 차려주고, 아들 위해선 목숨도 아깝지 않는. 하지만 그래도 그 엄마는, 다릅니다. 스무살 어린 남자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낼 만큼 매력적이고, 아들만 위해서 살지도 않습니다. 엄마는, 밥 차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해달라는 걸 다해주기만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아들도 몰랐던 멋진 사람이었던 겁니다.

'범죄의 여왕'은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범죄의 여왕'은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감춰졌던 멋진 사람을 찾아내는 영화기도 합니다.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멋진 사람이 궁금하다면, 지금 극장을 찾아 '범죄의 여왕'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스크린이 적기에 찾아 보는 수고가 필요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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