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아수라' 주지훈이 사랑받는 막내인 까닭

[록기자의 사심집합소]

김현록 기자  |  2016.09.25 10:00
주지훈 / 사진=스타뉴스


'아수라'(감독 김성수)는 셉니다. 비리 경찰과 그에게 돈을 주는 악덕 시장, 그 시장을 잡으려는 검사와 수사관, 시장 밑에 들어간 비리 경찰의 후배까지. 물리고 물린 악인들의 지옥도가 스크린 가득 펼쳐집니다. 그것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지난 21일 시사회 직후 마이크를 잡은 김성수 감독이 "힘든 영화 보시느라 고생하셨다"고 인사한 게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죠. 하지만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킨 뒤 이어진 '미디어데이'는 흥겨웠습니다. 영화의 주역들과 취재진이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지독한 영화를 만든 이, 그보다 더 지독한 열연을 펼친 이들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분 좋은 기색이 역력했던 주지훈은 왜 그가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막내가 됐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드라마 '궁', '마왕' 시절부터 그를 눈여겨 본 사람입니다만, 서늘하고 무뚝뚝한 차도남은 잠시 잊어도 되겠습디다. 입을 떡 벌리고 나왔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문선모 역을 맡았습니다. 시장 박성배(황정민 분) 밑으로 들어가기 애매해진 비리형사 한도경(정우성 분)이 자기 대신 밀어넣은 후배입니다. 순진했던 그도 어느새 돈과 힘에 맛을 들이고 악인의 대열에 합류하죠. 주지훈은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기죽기는커녕 제대로 돋보입니다. 가슴을 쾅 흔들어 놓는 순간은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저녁의 주지훈은 영화 속과 딴판이었습니다. 붙임성 좋은 막내였지만, 거침없는 언변으로 듣는 사람을 들었다 놨다 했습니다.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정만식과 김성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며 "버킷리스트 몇 개를 한꺼번에 달성했다"는 그는 "다들 국가대표들이라 뭘 해도 받아주니 나는 내 마음대로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선배들이 술을 마시면 무조건 따라가 끝까지 함께 했다며 "그래도 내가 제일 젊어 괜찮다" 합니다. 어떤 날엔 정우성이 자신만 욕하며 맞이하기에 '이 형이 날 좋아하는구나' 실감이 나더랍니다. 중간중간 선배들 성대모사도 곁들였습니다. '비트'에 반해 겁 없이 오토바이에 올랐다 다쳐 생긴 쇄골의 흉터를 보여주며 '나에겐 꿈이 없었어'-정우성의 독백을 읊은 대목에선 건너 자리 김성수 감독마저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그래도 괜찮답니다. "막 하는 것 같지만 딱 선을 지킨다"면서요. 딱 하나, 연인 가인에 대해서만은 말을 아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애써 만든 영화가 개인적인 이야기에 가려지길 바라지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

선배 배우들은 주지훈 이야기만 나오면 진짜 막내 동생 이야기하듯 흐뭇해 입이 벌어졌습니다. 눈에 하트가 뜬 게 다 보였습니다. '암요' 하고 저 혼자 맞장구를 쳐 봅니다. 능청스럽지만 싹싹하고 열정적이며 연기까지 잘 해낸, 심지어 누가 봐도 늘씬하고 잘 생기기까지 한 배우 주지훈. 어딘들 안 예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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