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를 버리는 게 '슈퍼스타K'를 살리는 길

[문완식의 톡식]

문완식 기자  |  2017.03.07 16:36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가 결국 올해 진행되지 않을 모양이다.

'슈퍼스타K'는 올해 초부터 예년과는 다른 모습을 취했다. 1월이면 그해 시즌 예선 일정 등을 정했지만 올해는 잠잠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했기에 연초 일정이 정해지지 않으면 사실상 진행이 힘든 게 사실.

'슈퍼스타K'를 이끌어왔던 엠넷 김기웅 국장은 앞서 스타뉴스에 올해 '슈퍼스타K'와 관련 "'슈퍼스타K'를 폐지하거나, 올해를 쉬고 리모델링해 내년에 새롭게 선보이는 등 다각적인 각도에서 모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타뉴스 2017년 2월 15일자 '슈퍼스타K' 이제 못볼수도..폐지 포함 전면 재검토 참조)

김 국장은 "프로그램 제목, 포맷을 포함해 다각도에서 '슈퍼스타K'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분명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2009년 첫출발한 '슈퍼스타K'는 국내 방송계와 가요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반인 상대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뤘고 '슈퍼스타K' 우승자를 비롯해 출연자들은 이후 가요계에 데뷔, 국내 가수 풀을 넓혔다.

서인국, 허각,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로이킴, 정준영, 딕펑스, 박시환, 곽진언, 김필 등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은 화려한 면모를 자랑한다.

'슈퍼스타K'는 그러나 근래 들어 도통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최근 시즌 우승자가 누구인지 가물가물할 정도. 지난해 시즌의 경우 '슈퍼스타K 2016'이라는 이름으로 큰 변화를 추구했지만, 역시나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슈퍼스타K'는 이제 끝났다"는 얘기도 들렸다.

올해 시즌을 쉬기로 한 '슈퍼스타K'에 대해 엠넷 측은 "폐지는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1년을 쉰다고 한들 가라 앉는 관심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더욱 무관심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 이상 '슈퍼스타K'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은 이제 '슈퍼스타K'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대충 누가 우승할 지 감을 쉽게 잡는다. '악마의 편집'도 더 이상 호기심을 부르지 않는다. 대충 어떻게 흘러갈지 웬만한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 더 이상 '반전 드라마'나 '예상 밖의 우승자'도 없는 것.

결국 '슈퍼스타K'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슈퍼스타K'를 버리는 길 뿐이다. 대중이 '슈퍼스타K'에 열광한 것은 그 이름 때문이 아니다.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기웅 국장은 "'슈퍼스타K'를 폐지하더라도 일반인 대상 오디션은 계속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 한 마디에 '슈퍼스타K'가 살길이 나와 있다.

'슈퍼스타K'를 버리고 완벽히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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