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여신 판빙빙이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칸을 찾았습니다. 박찬욱 감독, 윌 스미스, 제시카 차스테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과 같이 이번 칸 경쟁 부문을 심사합니다.
올해 칸 경쟁 부문에 중국영화가 없는 건, 판빙빙에게 아쉽지만 한편으로 다행일 것도 같습니다. 판빙빙 성향을 보면 중국영화라고 꼭 상을 주는 건 아닐 테지만, 워낙 중국이 애국주의로 똘똘 뭉친 곳이니깐요.
2009년이죠. 이창동 감독이 칸 경쟁 부문 심사위원을 맡았을 때 결산 기자회견에서 본 풍경입니다. 중국 기자들이 이창동 감독에게 왜 중국영화에는 상을 안 줬냐고 거세게 항의하는 걸 직접 봤습니다. 그 해에는 박찬욱 감독이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그 항의에는 왜 한국영화에는 상 주고, 중국영화에는 상을 안주냐는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당시 대만배우 서기도 심사위원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는데, 항의하는 중국기자들을 바라보는 서기의 표정이 지금도 아른거립니다.
올해는 심사위원단에 박찬욱 감독도 있는데, 만일 한국영화에 상을 주고 중국영화에 상을 안 줬다면 판빙빙에게 무슨 말이 돌아갔을지 모르겠습니다. 기우겠지만요.
현장에 있던 한국기자들은 다들 흥분했죠.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이 나온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시'가 시나리오상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일조중경'은 어떤 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판빙빙은 그냥 폐막식을 즐기러 온 것이었습니다.
허탈했지만, 한편으로는 판빙빙이 자유로운 영혼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판빙빙은 과연 올해 어떤 영화에 상을 안길까요? 할리우드리포터는 이번 심사위원 성향들을 분석하며 판빙빙이 '옥자'에 한 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의미는 없죠. 기사를 자세히 보면 모든 심사위원들이 모든 경쟁작에게 고루 한표씩 던질 것처럼 돼 있으니깐요.
과연 판빙빙의 선택은 어떨지, 28일 폐막식 때 열리는 시상식이 기대됩니다. 설마 그 때도 거센 항의가 있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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