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무비]'그 후'보다 먼저 볼 줄 알았던 '클레어의 카메라'

김현록 기자  |  2017.07.16 11:00
사진='클레어의 카메라' 스틸컷


홍상수 감독의 '그 후'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난 제 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그 후'는 지난 7일 개봉해 이제까지 1만3000여 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당시 외신 특히 유럽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수상 가능성을 점쳐보기도 했던 작품입니다. 출판사 직원과 사랑에 빠졌던 사장, 그 아내로부터 남편의 불륜 상대로 오해받아 뺨을 맞은 신입 직원 등 한 남자과 세 여자의 이야기를 흑백으로 담아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인장이 짙게 찍힌 사랑과 불륜, 오해와 거짓말, 아이러니의 이야기이면서 김민희와 불륜을 인정한 홍상수 감독의 개인사와도 대비를 이루며 또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지난 칸 필름마켓에서는 프랑스, 중국, 브라질, 그리스, 일본, 포르투갈, 스페인, 대만, 터키 등 해외 65개국에 팔리며 여전한 홍상수 감독의 파워를 입증했죠.

그런데 칸영화제와 '그 후' 사이에 작품 하나가 더 있습니다. 시기적으로도 '그 후'보다 먼저 촬영이 이뤄졌고, 칸에서도 먼저 관객과 만났던 '클레어의 카메라' 입니다. 지난해 칸 영화제 당시 이자벨 위페르와 김민희, 정진영, 장미희가 함게 촬영에 나섰던 작품으로, 올해 칸 영화제에서는 경쟁부문 '그 후'와 함께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홍 감독의 가지 않은 길처럼 보이는 '그 후'와 달리 '클레어의 카메라'는 주제며 분위기가 사뭇 가볍습니다. 명실상부한 칸의 여제 이자벨 위페르가 친구 따라 칸에 처음 온 호기심 많고 상냥한 여자 클레어로 분했고, 김민희는 (또!) 오해를 받아 직장에서 잘린 영화사 직원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 후'에 비해 가볍고 소소한 느낌이 물씬 이는 작품입니다. '그 후' 비슷한 오해를 사 고초를 겪는 김민희의 모습이 사뭇 흥미롭고, 이자벨 위페르의 능청도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칸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채 식기 전 일찌감치 개봉 일정을 확정한 '그 후'와 달리 '클레어의 카메라'는 아직 개봉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촬영 시기가 반 년 이상 차이가 있어 먼저 개봉할 줄 알았던 작품이지만 칸을 계기로 순서가 바뀐 셈입니다. 올해 3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개봉했고, 넉 달 만에 신작이 개봉한 터라 '클레어의 카메라'는 조금 더 시기를 두고 개봉일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부문 초청작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더 뜨겁고 언론에서도 더 자주 다뤄진 터라 자연스럽게 '그 후' 쪽이 우선이 됐을 뿐입니다. 프랑스를 비롯해 중국, 대만, 스페인, 터키 등 해외 각국에 이미 팔렸을 만큼 홍상수 감독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고요. 극중 위페르가 입고 다니는 노란 재킷처럼, 나풀거리는 봄바람 같은 소소한 재미가 있는 소품 '클레어의 카메라' 또한 곧 극장에서 만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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