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4분' 우천 취소 논란, 과연 최선이었나

김우종 기자  |  2017.07.23 05:50
22일 경기 시작을 앞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모습. /사진=스타뉴스DB.



경기 개시 시간은 6시. 그러나 경기 시작 직전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경기 개시가 지연됐다. 그런데 경기 개시 시간 4분 만에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는 22일 오후 6시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었다.

당초 이날 대구에는 비 예보가 없었다. 하지만 오후에 한 차례 소나기가 내렸다. 그리고 경기 시작을 앞두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KBO리그 규정 11조 '경기 거행 여부의 결정과 경기 실시의 권한이 주심에게 이관되는 시점'에 따르면 '3. 경기 실시의 결정 권한이 주심에게 이관되는 시점은 경기 개시 예정 시간으로 한다. 경기 개시 예정시간부터는 주심이 경기 개시, 일시 정지, 재개 또는 중지의 결정자가 된다'고 나와 있다.

이날 경기 개시 시간은 오후 6시. 위 조항에 따라 주심이 경기 개시의 결정자가 됐다. 하지만 불과 4분 만인 오후 6시 4분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심판조는 이계성-권영철-최수원-송수근 조.

하지만 취소 결정을 내린 지 10여 분 만에 빗줄기가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모처럼 맞이한 주말 경기를 보기 위해 관중들이 상당수 입장한 상황.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에는 약 1시간 동안만 비(강수량 17mm)가 내렸다. 오후 6시 기준, 대구 지역 관측 실황자료를 보면 번개를 동반한 비가 13.5mm 쏟아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비 예보는 없었다. 그리고 오후 6시 30분께 비는 완전히 멈췄다. 오히려 바람까지 선선하게 불면서 야구를 보기에 최적의 날씨가 됐다. 결국 신중치 못한 우천 취소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날린 셈이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부터 우천 취소에 대한 규정을 강화, 신중치 못한 우천 취소 결정을 지양했다. 또 방수포 설치 등 일련의 조치에 대해 소홀히 할 경우, 홈 구단에게 1천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 4월 3일에는 김재박 당시 경기운영위원장이 신중치 못한 우천 취소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당시 KBO는 김 위원장에게 6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 조치를 내렸다. '우천 취소'를 팬들의 입장에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KBO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징계였다.

당시 KBO는 "김 위원장의 우천에 따른 조기 방수 조치가 미흡했다. 관객 입장 이후 그라운드 정리를 통해 경기를 거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천 취소를 결정해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들에게 불편함과 혼선을 야기했다"면서 "향후에도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방송 중계 등 스포츠산업으로서의 야구 경기가 갖는 비중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경기 거행 여부를 판단하도록 경기운영위원에게 주지시킬 것이며, 각 구단에게도 우천 시 방수 대책을 강구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고 징계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한 시즌 만에 KBO의 의지가 점점 사그라지는 모양새다. 벌써 야구 팬들은 KBO를 향해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야구 팬은 "서울서 대구로 야구를 보러간 한 4인 가족인데, 10만원이 넘는 교통비와 왕복 8시간이 날아가 피눈물이 난다"면서 하소연했다. 또 다른 팬은 "4시간도 아니고 40분도 아닌 4분 만에 취소를 결정하는 게 직접 경기를 보러 온 팬들에 대한 예의인가. 더욱이 이날 비 예보도 없었는데"라며 신중치 못한 우천 취소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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