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 '킹스맨:골든 서클'(감독 매튜 본)엔 눈에 띄는 두 명의 새 여성 캐릭터가 있다. 속편의 메인 빌런 '포피' 역의 줄리안 무어, 그리고 미국 스테이트맨의 가제트 우먼 '진저 에일' 역의 할리 베리다. 각기 2015년과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여배우들은 개성 만점 캐릭터로 '젠틀맨 스파이 무비'에 색다른 기운을 드리운다.
전면에 나선 건 줄리언 무어 쪽이다. 의미심장하게도 양귀비, 포피(Poppy)란 이름을 지닌 그녀는 마약을 취급하는 '킹스맨:골든 서클'의 메인 악당이 됐다. 그녀는 전세계를 아우르는 국제 범죄조직 골든 서클의 수장. 치명적 바이러스를 주입한 마약을 세계에 퍼뜨려 해독제를 빌미로 마약 합법화를 꾀한다. 하지만 음지의 큰손인 마약조직 수장이란 지위보다 더 눈에 띄는 건 그녀의 캐릭터 자체. 여성미 넘치는 의상에 내내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녀는 겉보기엔 고상하고 상냥한 요조숙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막무가내 사이코패스다. 부하들의 이를 갈아내고 금으로 표식을 새기며, 살인은 물론 시신 훼손, 그보다 더한 것까지도 미소띤 얼굴로 저지른다. 줄리안 무어는 특유의 지적이고도 다정다감한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면서 섬세하게 그녀의 미친 본성을 드러내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두 스타 여배우의 캐릭터 모두 '킹스맨' 1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칼발 액션스타 소피아 부텔라의 가젤의 충격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줄리언 무어의 포피는 유례없는 악당이지만 뒷심이 약하고, 할리 베리의 진저 에일은 믿음직하지만 카리스마가 다소 떨어지는 편. 이번 2편에선 아쉬운 역할들을 나름의 존재감으로 채운 두 배우의 매력을 감상하는 데 만족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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