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스리체어스/ 192쪽)
야구를 사랑하는 성균관대 심리학과 초빙교수 김수안 박사가 쓴 책이다. 현재 KBO산하 야구발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중인 김교수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박정태, 김종모, 송진우, 김용수를 인터뷰, 슬럼프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이들의 심리적 자산을 소개하며 야구뿐 아니라 인생에서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보탬이 될 조언을 하고 있다.
책은 슬럼프 극복에 주효한 심리적 자산으로 우선 ‘메타인지’를 거론한다. 즉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어떤 점이 문제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능력을 말한다. 예컨대, 박정태는 스스로 4년에 한 번씩 슬럼프가 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피로가 쌓이고 자만하게 되면 슬럼프가 온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따라 박정태는 3~4년째가 될 때마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겸손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음이 ‘내적동기’다. 내적 동기는 행위 자체로부터 오는 만족감으로 인해 그 행위를 반복하려 하는 것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다. 김종모는 고교시절부터 밤이 새도록 스윙 연습을 하면서도 전혀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야구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슬럼프 상황에서 느끼는 고통 보다는 야구를 계속 하고 싶다는 열의가 더 컸던 레전드들은 늘 성실하게 야구에 임할 수 있었다.
마지막은 스스로를 믿고 자기 주도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인 ‘자기 결정성’이다. 레전드들은 야구를 시작한 순간부터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했다. 김용수는 슬럼프 상황에서도 주변의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시련은 자기가 감당할 몫이었다. 주변의 위로 역시 마음을 약하게 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내 생각대로 해야 후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책은 프롤로그를 통해 “성공에 대한 칭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겪어 내는 방식이다. ‘이 실패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에 내가 다시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실패 역시 학습의 과정이다. 그리고 실패는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열쇠이기도 하다. 어쩌면 실패는 우리가 더 나은 존재로 탈바꿈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메시지를 전한다.
허구연 한국 야구위원회 야구발전위원장은 추천사를 통해 “노력, 연습, 절제,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잊기 쉬운 것들. 레전드는 그러한 기본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다. 야구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읽고 나면 인생 이야기다”고 권했고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레전드들을 ‘최고의 선수’로 기억하지만 나는 늘 사람들이 이들을 ‘사력을 다해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하길 바라왔다”고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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