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강철비' 감추기보단 공격적 핵 마케팅..왜?

전형화 기자  |  2017.11.14 09:57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가 핵 마케팅을 공세적으로 펼쳐 눈길을 끈다.

14일 NEW는 '강철비'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핵전쟁 시나리오가 펼쳐진다고 밝혔다.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핵전쟁 시나리오를 대한민국 최초로 스크린에 펼쳐낼 예정"이라고 밝힌 것.

'강철비'는 '변호인' 양우석 감독이 직접 쓴 웹툰 '스틸레인'을 영화화한 작품. 북한에서 쿠테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대한민국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벌어지는 첩보 액션 영화다. 정우성과 곽도원이 주연을 맡았다.

'강철비'가 주목받는 건,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만들어 한국과 미국 사이에 크게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NEW는 '강철비'가 이런 소재로 만들어진 만큼, 영화 내용을 감추기보다는 공세적으로 알리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실제 NEW는 개봉을 두 달 앞둔 지난 9월 영화 속 핵심 대사를 담은 동영상 클립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쿠데타 발생! 북한 1호 사망설’ ‘고통은 국민의 몫이다’ ‘잘못되면 다 남 탓’ ‘곽도원의 ‘일본 vs 북한’ 서울대 강의’ ‘핵 = 핵’ ‘대통령 vs 차기 대통령’ ‘우연히 남북 2인자가 마주칠 확률’ ‘총 vs 핵’ ‘전쟁에 대처하는 미국의 자세‘ ‘北, 선전포고’ 등이다. 현 대한민국 상황과 맞물려 이 클립은 160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NEW는 '강철비'의 시놉시스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핵 마케팅을 하고 있다.

과거 NEW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변호인'을 개봉할 때는 언론 시사회 전까지 최대한 정보 노출을 자제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이후 전국을 돌며 대대적인 일반시사회를 진행해 영화에 대한 입소문 전략을 썼다. 정보를 미리 공개해 자칫 영화를 둘러싼 정치적인 잡음이 일 것을 우려해 영화 자체로 일반 관객들에게 승부를 건 것.

'강철비'는 180도 다른 전략이다. '강철비'는 촬영 당시 친박 단체들이 영화 세트장에 인공기가 걸려있다며 시위를 예고하는 등 일찌감치 정치적인 시비에 휘말렸다. 주인공 정우성에 대해 일부 극우 단체들이 보이콧을 벌인 사례도 있다. 이런 외풍이 있는 만큼, '강철비'로선 정면승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양우석 감독은 "남과 북이 처한 엄혹한 현실에 대한 상상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세상이 된 것 같다. 남과 북의 긴장에 대해 냉철한 상상을 해보자는 의미에서 '강철비'라는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북한이 미사일 한방만 쏴도 전 세계가 들썩거리는데 막상 우리들은 생각보다 태연하다. 영화 촬영을 하는 동안 그런 상황에 대해 깊게 이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곽도원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임이 너무나 피부로 와 닿았다”라고 전했다.

과연 감독과 배우들의 마음이, '강철비'의 핵 마케팅이 통할지, 12월 관객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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