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김대환 감독 "'초행' 해외 수상..보편적 감성 공감"

이경호 기자  |  2017.12.06 08:00
김대환 감독/사진제공=인디플러그


2014년 영화 '철원기행'으로 영화계에서 주목 받은 김대환(32) 감독이 신작을 들고 왔다. 감독 특유의 현실 공감 이야기로 또 한 번 관객들과 만난다.

오는 7일 개봉을 앞둔 '초행'은 7년 차 커플 수현(조현철 분)과 지영(김새벽 분)이 결혼에 대해 고민하면서 서로의 가정과 마음을 새롭게 알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결혼을 앞둔, 이미 결혼한 이들이 '그랬지'라고 생각할 만큼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다.

현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낸 김대환 감독. '초행'의 시작과 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초행'의 이야기는 현실이다. '철원기행'에 이어 또 한 번 현실을 다뤘는데,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었던 것인가.

▶ 어떤 주제 의식을 정하고 시작한 영화는 아니다. 지금 시대, 저희 세대가 같이 겪고 있는 불안의 감정을 담아보고 싶었다. 영화를 편집하면서 만들어 낸 이야기는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불안한 곳에서 유일하게 따뜻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극 중 남녀 주인공의 심리 묘사나 행동, 그들의 가족의 모습은 흡사 내 이야기 같다. 감독의 이야기를 담은 것은 아닌가.

▶ 출발 지점은 사적이었다. 그러니 어느 정도는 제 이야기가 담겼다. 그러나 가족이나 공간은 영화적 설정일 뿐이다.

-'초행'의 남녀 주인공들의 결혼에 대한 고민이 한 번은 해 봤을 법한 일. 혹시 감독의 경험담은 아니었는가.

▶ 예전부터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컸다. 다만, 결혼까지 과정을 돌파하기 싫었다. 여자친구와는 함께 있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다. 그리고 한 달 반 전에 결혼했고, 아내는 모 방송국 보도국에서 편집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영화 '초행'/사진=인디플러그


-왜 하필 7년 차 커플의 고민, 그것도 결혼을 다뤘는가.

▶ 영화에서 7년 차 커플의 결혼 고민을 다룬 것은 현실에서 도무지 희망이라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서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왜, 선뜻 결혼이라는 결정을 행복하게 못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었다. 거기서 영화는 출발했다. 하나 덧붙이자면 영화 아이템이 떠오른 게 7년 째 연애를 하던 중이었다. 그 기간 정도 연애한 커플이 결혼을 두려워 하는 게 맞닿아 있어서 영화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초행'에서 등장한 수현의 고향 삼척, 지영의 본가 인천은 동서로는 끝과 끝이다. 이 지역을 특별히 선정한 이유가 있는가.

▶ 영화 속 일부는 제 이야기라고 했는데, 이 두 곳이 그 중 하나다. 공간 설정은 제가 경험했거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인천의 경우 제가 어렸을 때 2년 정도 살던 곳이고, 삼척은 제 외가가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일출, 일몰을 맞이하는 동서의 끝이라는 점에 끌렸다. 여기에 삼척을 가기 위해 태백산맥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커플이 넘어야 할 산(고비)이라는 의미심장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결말은 표면적으로는 어떤 답이 없다. 특히 결혼에 대해 두 사람이 그토록 고민한 것을 하든, 안 하든 결정을 내리지 않은 이유가 있는가.

▶ 시나리오는 결혼에 대해 서로 선택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촬영을 하면서 두 사람이 결혼을 결정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이 함께 다음 날을 맞이하면서 전과 다른 분위기를 관객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싶었다. 어디로 가야 될지 모르지만, 같이 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에서 눈에 띄는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 시위 현장이 등장이다. 어떤 의도가 담긴 것인가.

▶ 이번 영화를 만들 때 중요했던 게 있다. 바로 지금, 우리 시대라는 것이다. 작년 11월 영화 촬영 중 사회적으로 발생한 거대한 현상을 모른 척 넘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담게 된 것이다.

-'초행'에서 여자 주인공의 상황 및 심리 묘사가 잘 그려졌다. 특히 모녀 관계와 애인의 어머니를 대하는 행동 등이다. 감독, 여배우 중 누구의 표현력이 더 컸는가.

▶ 대사는 제가 쓴 것도 있지만 배우들이 알아서 살을 붙인 게 많다. 좋은 것은 차용하고, 덜어낼 것은 덜어냈다.

-여주인공 김새벽의 활약도 영화에서 빼 놓을 수 없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감정선 그러면서도 굉장히 냉정한 모습이었다.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떤가.

▶ 좋았다. 새벽 씨는 제가 '철원기행'으로 해외영화제를 다닐 때 몇 번 만남을 가졌다. 선한 사람의 냄새가 풍겼고, 무엇보다 목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번에 제가 직접 시나리오를 건네서 캐스팅 했다.

-이번 '초행'이 관객들에게 어떤 영화로 남았으면 하는가.

▶ 관객들이 자기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인생에 대해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작더라도 그런 용기가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볼 영화라고 자신하는가.

▶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위에서 미혼이든, 기혼이든 반응이 뜨겁다. 어떤 친구는 여자친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이 영화가 마치 연장선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그런 부분들에서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를 보신 분들에게 회자 되길 바란다.

김대환 감독/사진제공=인디플러그


-올해 해외영화제에 여러 차례 초청되었다. 지난 8월 스위스에서 열렸던 제70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 이머징 디렉터상 외에 제32회 마르델 플라타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해외영화제에서 관심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탄탄한 시나리오, 신선함이 해외에서 관심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것은 보편적 감성이라고 생각한다. '초행'에서 다룬 결혼이란 소재는 다른 나라에서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 시대에 한국을 보여주는 게 호기심을 자극한 게 아닐까 싶다.

-'초행' 이후 어떤 작품으로 관객들 앞에 설 것인가. 또 한 번 현실 공감 이야기인가. 아니면 장편 도전일까.

▶ 구상은 하고 있다. 춘천에서 엄마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같고, 우리 현실에 대해 다뤄볼 계획이다. 장편은 시가가 오면 해보려 한다. '지금 당장 해야지'라는 생각은 아니다.

-앞으로 어떤 감독으로 남고 싶은가.

▶ 지금 바람은 하나다.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많이 만들고 싶다. 계속 해서 현실을 이야기 하고 싶다.

베스트클릭

  1. 1벌써 마지막 'n월의 석진'..방탄소년단 진, 6월 전역만 남았다
  2. 2방탄소년단 진, 군 복무에도 흔들림 無..스타랭킹 남돌 2위 굳건
  3. 3군대서도 '잇보이'..방탄소년단 지민, 늠름한 KCTC 훈련 사진 공개
  4. 4"방탄소년단 지민 씨를 좋아해요" 박정현 러브콜 '화제'
  5. 5방탄소년단 지민, 여전히 레전드..131주 연속 스타랭킹 남돌 1위
  6. 6LG 여신, 불륨美 이 정도일 줄은 '눈부신 비키니'
  7. 7이서한, 작업실 몰카 논란.."남자끼리 장난" 해명 [스타이슈]
  8. 8'고척돔이 문제였나' 4477억 日 투수, 1이닝 5실점 강판→ERA 1.64 환골탈태... 어느덧 NL 톱5 진입
  9. 9'풀타임' 손흥민, 유효슈팅 한 번도 못 때렸다... 토트넘, 첼시에 0-2 완패→3연패 수렁 'UCL 진출 빨간불'
  10. 10검찰, 두산 이영하에 2심서도 '징역 2년 구형'... "1심 무죄 판결, 법리적 오해 있다"

핫이슈

더보기

기획/연재

더보기

스타뉴스 단독

더보기

포토 슬라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