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평점 '버닝' 수상불발..이쯤되면 '평점의 저주'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2018.05.20 07:00
사진=영화 '버닝'(사진 왼쪽), '토니 에드만' 포스터


평점의 저주일까.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의 칸영화제 수상이 불발됐다.

19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 위치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이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 돌아간 가운데 평단의 뜨거운 반응으로 연일 화제였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무관에 그쳤다.

특히 '버닝'은 칸국제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의 경쟁부문 초청작 평점 집계에서 4점 만점에 3.8점에 해당하는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스크린 데일리가 평점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점수다. 이전 최고 평점을 기록한 작품은 2016년 독일 마렌 아데 감독이 연출한 '토니 에드만'으로 3.7점을 받았다.

그러나 '버닝'처럼 '토니 에드만' 또한 당시 아무 상도 수상하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2016년 무관의 '토니 에드만'을 뒤로 하고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4점 만점에 2.4점을 받았지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버닝'을 제치고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만비키 가족'의 경우 스크린 데일리에서 3.2점의 평점을 받았다. '버닝'에 이은 2위다.

칸의 수상자 및 수상작 결정은 전적으로 심사위원단의 몫이기에 매체의 평점과는 별개다. 그러나 일반의 평가와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경우 논란의 후폭풍이 일기도 한다.

'토니 에드만'에 이어 최고 평점 신기록을 세운 '버닝'까지 무관에 그친 상황. 당시 '토니 에드만'처럼 '버닝' 또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피프레시, FIPRESCI)을 받았다. 권위있는 비평가단체가 주는 상이지만 칸영화제의 본상은 아니다. '평점의 저주'나 다름없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한국영화 관계자는 "'버닝'의 수상 가능성을 이야기할때 스크린 데일리의 역대 최고 평점이 되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다"면서 "심사위원들이 일반 평론가들과는 차별화된 결정을 내리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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