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지 않아' '양자물리학' 신규 투배사 새 바람 일으킬까

전형화 기자  |  2018.10.12 10:33
안재홍과 강소라 주연 '해치지 않아'와 박해수 서예지 주연 '양자물리학'. 두 영화는 각각 신규 투자배급사인 에이스메이커와 메리크리스마스가 선보이는 영화들이라 영화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한국영화 산업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신규 투자배급사들 영화들이 잇따라 제작에 들어가고 있다. 새로운 활력소가 될지 기대된다.

손재곤 감독의 신작 '해치지 않아'가 지난 8일 크랭크인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해치지않아'는 폐업 직전의 동물원 동산 파크에 얼떨결에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동물원 살리기 프로젝트를 그린 이야기. 안재홍과 강소라가 주연을 맡고, '이층의 악당' '달콤 살벌한 연인' 손재곤 감독이 8년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해치지 않아'가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건 신규 투자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이하 에이스메이커)의 첫 작품이란 점이다. 에이스메이커는 정현주 전 쇼박스 투자제작본부장이 화장품 브랜드 AHC를 1조원에 매각한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회장의 투자를 받아 설립한 신규 투자배급사. 최근 영화계에서 공격적으로 작품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9월말부터 촬영에 들어간 '양자물리학'도 영화계가 주시하고 있는 작품. '양자물리학'은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십분간 휴식'으로 대상을 수상하고 '두 남자'를 연출한 이성태 감독의 신작이다. 화류계 종사자들이 법 위에 있는 권력자들에 맞서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박해수와 서예지가 주연을 맡았다. '양자물리학'이 주목받는 건, 신규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 작품이기 때문.

메리크리스마스는 쇼박스를 10년간 이끈 유정훈 전 대표가 수장인 신규 투자배급사다. 중국 미디어그룹 화이브라더스의 투자로 설립됐다. '양지물리학'과 촬영 막바지인 이순재 주연 영화 '로망'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한국영화 산업은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극장 관객수는 더 이상 늘지 않고 있으며,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은 수익을 내는 영화들이 줄어 활기를 잃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스크린 상한제 검토 등 영화산업 환경 변화를 맞아 숨 고르기에 들어간 측면도 있다.

이런 가운데 에이스메이커와 메리크리스마스가 새로운 영화들을 제작하는 게 영화계에 어떤 변화를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투자배급사 모두 런칭하는 작품들이 대작에 빅캐스팅이 아니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신선한 소재에 젊은 배우들을 과감하게 캐스팅한 영화들을 내놓고 있다.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 영화들과 차별성을 보이고 있는 게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선 네이버 웹툰이 설립한 영화사 스튜디오N이 영화인들을 초대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스튜디오N의 권미경 대표는 CJ ENM 영화사업부문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을 맡았던 인물. 네이버웹툰의 영화화를 스튜디오N에서 준비하는 만큼 마블처럼 한국영화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신과 함께'를 선보인 덱스터스튜디오도 내년 하정우 주연 영화 '백두산'을 시작으로 제작과 배급에 뛰어든다.

과연 신규 투자배급사들이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아니면 2000년대 중반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다가 철수한 통신사들과 2010년대 투자배급에 뛰어들었다가 떠난 IT업계의 전철을 밟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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