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왜 그래 풍상씨' 유준상이 만들어낸 짠함이 가슴을 울린다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2019.02.01 15:54
/사진제공=KBS


기분 좋다. 설렌다. 행복하다. 달달하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주로 이런 감정들을 얻게 된다. 그래,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끄는 매력 중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대리만족이니까. 그래서 드라마에는 일상생활, 현실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판타지가 있다. 그런데 이런 판타지는커녕 너무나 현실과 닮은 드라마가 있다. 바로 KBS 2TV의 '왜 그래 풍상씨'이다.

주인공 풍상씨는 진상, 정상, 화상, 외상까지, 줄줄이 동생만 네 명이다. 그것도 부모없이. 진상이랑 화상이는 이름 그대로 가족들에게 사람 구실 제대로 못하며 가족들에게 짐만 되어서 풍상씨가 이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등골 빠진다. 진상이는 부잣집 사모님한테 한몫 챙기려고 했다가 남편한테 걸리면서 합의금 물어주고, 화상이는 아무 남자와 만나고, 다방 접대부로 나가고, 술만 마시면 폭력만 휘두르던 전 남편을 다시 만난다. 막내 외상이는 착실하게 살긴 하지만 과거 잠깐 몸담았던 조폭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해 풍상씨의 속을 끓이게 만든다. 정상이가 공부 열심히 하고 대학병원 의사가 되면서 유일하게 풍상씨 속을 썩이지 않고 야무지게 자기 앞가림을 하는데... 이것도 잠시! 유부남과 불륜 관계가 되면서 또 풍상이의 피눈물을 뺀다.

어디 이뿐인가! 자식들 버리고 떠난 풍상씨의 엄마는 풍상씨한테 동생들 짐을 지운 것도 모자라 사고를 친다. 풍상씨의 딸은 이런 집안 환경에 불만이 가득 차서 비뚤어질 때로 비뚤어졌다. 풍상씨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늘 혼자 안절부절이다.

어떤가! 글로만 읽어도 속이 답답해지지 않는가. 그러니 '왜 그래 풍상씨'에선 판타지는커녕 지지리 궁상만 가득하다. 내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말 지긋지긋하다, 란 생각이 절로 든다. 만약 나였다면? 감정을 이입해보면 하루를 버티기도 힘들 것 같다. 한 달만 버텨도 존경스러울 것 같다. 그런데 풍상씨는 안간힘을 쓰면서도 버틴다. 왜? 바로 가족이라는 이름 때문에. 가진 것 없고, 온갖 굴욕을 다 당하고 살아도 그저 가족들이 웃는 것만으로도 입이 귀까지 걸린다. 참 속도 좋다, 좋아, 하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풍상씨는 바보 같다. 이런 풍상씨를 보면 애잔하고 짠하고, 그래서 제발 잘 되기를 바라며 응원하게 된다.

자, 이런 풍상씨를 살려내는 건 바로 배우 유준상의 힘이다. 악착같이 가족들이 저지른 사고를 수습하다가, 또 삐쳐있는 가족들을 풀어줄 땐 한없이 바보 같이 굴며 풀어주고, 힘들 땐 혼자 이를 악물고 울면서 발버둥 치는 중년 가장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애잔한 풍상씨를 너무나 리얼하게 표현해내고 있으니까. 풍상씨는 지지리 궁상으로 보이는 답답한 캐릭터지만 유준상이란 배우가 지닌 특유의 유쾌함 덕분에 그 짠함 뒤에 웃음이 묻어난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현실에선 없는 판타지 내용 들을 통해 대리만족하기 위해서인데, '왜 그래 풍상씨'엔 그런 요인이 하나도 없다. 솔직히 현실보다 더 답답한 이야기들만 즐비하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보게 되는 것은 바로 유준상이 표현하는 풍상씨 때문이요, 그래서 자꾸만 응원하게 된다.

'왜 그래 풍상씨', 비록 판타지는 없어도 잘 되기를 응원하게 만드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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