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가대표 콩 푸엉(24)의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식이 열린 14일 인천의 한 호텔. 이날의 주인공 콩 푸엉이 가장 먼저 단상으로 올라왔다. 뒤를 이어 인천 유나이티드 전달수 대표이사와 응위엔 부 뚜 주한 베트남 대사, 호앙아인잘라이FC(콩 푸엉 원 소속팀) 응우옌 탄 안 단장 및 통역도 단상에 자리했다.
그런데 가장 많은 시선을 받은 VIP가 한사코 단상에 오르길 거부했다. 바로 박항서 감독이었다. 원래 박 감독의 자리는 콩 푸엉 바로 옆, 단상 한가운데에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그 자리에 앉지 않았다. 그리고 단상 아래쪽 조명이 비치지 않는 어두운 곳에 착석했다. 그 옆 이영진 베트남 대표팀 코치와 함께였다.
인천 관계자는 이날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박항서 감독님 자리를 단상 한가운데 마련해 놓고 올라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한사코 거부하셔서 우리도 당황했다"면서 "박 감독님이 앉으신 자리는 원래 콩 푸엉의 대표팀 동료인 부 반탄과 트롱 후앙, 그리고 이영진 코치까지 세 명이 앉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두 동료가 개인 재활 사정으로 불참하면서 자리가 비었고, 마침 박 감독이 그곳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자리에 앉았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입단식이 시작됐다. 박 감독은 행사 내내 '아빠 미소'를 지으며 제자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는 취재진이 콩 푸엉에게 '박항서 감독에게 어떤 조언을 받았는가'라고 묻자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공식 입단식과 함께 기념 촬영까지 모두 끝났다. 장내 아나운서가 취재진으로부터 박 감독에게 보충 질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제야 박 감독은 단상에 올라 콩 푸엉과 함께 앉았다. 이영진 코치도 함께였다. 그리고 한국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박 감독은 그 와중에도 자신을 향한 관심에 조심스럽게 반응했다. 콩 푸엉을 향한 조언을 부탁하자 이영진 코치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또 '다음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이 자리는 콩 푸엉의 입단식이다. 베트남 감독으로서 목표에 대해 여기서 답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정중하게 사양했다.
그럼 박 감독이 직접 밝힌 '단상에 오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박 감독은 "나는 지금 베트남 국가 대표팀 감독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식인데 내가 단상에 오르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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