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코 '중앙 단상' 거부한 박항서 "제자 입단식인데 내가 왜..."

인천=김우종 기자  |  2019.02.16 09:16
중앙 단상 아래에 따로 앉은 박항서 감독(왼쪽 타원). /사진=김우종 기자
제자를 위해 자신에게 조명이 향하는 것을 한사코 피했다. 결국 기자회견장 단상 한가운데 자리는 텅 빈 채 입단식이 진행됐다. 박항서(60)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이야기다.

베트남 국가대표 콩 푸엉(24)의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식이 열린 14일 인천의 한 호텔. 이날의 주인공 콩 푸엉이 가장 먼저 단상으로 올라왔다. 뒤를 이어 인천 유나이티드 전달수 대표이사와 응위엔 부 뚜 주한 베트남 대사, 호앙아인잘라이FC(콩 푸엉 원 소속팀) 응우옌 탄 안 단장 및 통역도 단상에 자리했다.

그런데 가장 많은 시선을 받은 VIP가 한사코 단상에 오르길 거부했다. 바로 박항서 감독이었다. 원래 박 감독의 자리는 콩 푸엉 바로 옆, 단상 한가운데에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그 자리에 앉지 않았다. 그리고 단상 아래쪽 조명이 비치지 않는 어두운 곳에 착석했다. 그 옆 이영진 베트남 대표팀 코치와 함께였다.

박항서 감독이 단상 아래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 관계자는 이날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박항서 감독님 자리를 단상 한가운데 마련해 놓고 올라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한사코 거부하셔서 우리도 당황했다"면서 "박 감독님이 앉으신 자리는 원래 콩 푸엉의 대표팀 동료인 부 반탄과 트롱 후앙, 그리고 이영진 코치까지 세 명이 앉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두 동료가 개인 재활 사정으로 불참하면서 자리가 비었고, 마침 박 감독이 그곳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자리에 앉았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입단식이 시작됐다. 박 감독은 행사 내내 '아빠 미소'를 지으며 제자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는 취재진이 콩 푸엉에게 '박항서 감독에게 어떤 조언을 받았는가'라고 묻자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공식 입단식과 함께 기념 촬영까지 모두 끝났다. 장내 아나운서가 취재진으로부터 박 감독에게 보충 질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제야 박 감독은 단상에 올라 콩 푸엉과 함께 앉았다. 이영진 코치도 함께였다. 그리고 한국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박항서 감독(왼쪽)과 콩 푸엉. /사진=뉴시스
박 감독은 그 와중에도 자신을 향한 관심에 조심스럽게 반응했다. 콩 푸엉을 향한 조언을 부탁하자 이영진 코치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또 '다음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이 자리는 콩 푸엉의 입단식이다. 베트남 감독으로서 목표에 대해 여기서 답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정중하게 사양했다.

그럼 박 감독이 직접 밝힌 '단상에 오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박 감독은 "나는 지금 베트남 국가 대표팀 감독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식인데 내가 단상에 오르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콩 푸엉 입단식에 참석한 박항서 감독 및 인천 구단과 베트남 관계자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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