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은 2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에서 열린 2019 SKT 5GX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의 영광을 안았다.
이정현은 올 시즌 51경기에서 평균 33분 2초를 뛰며 17.2점 3.1리바운드 4.4어시스트 1.3스틸이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국내선수 득점 1위였고, 어시스트는 전체 4위에 자리했다.
이는 MVP 수상으로 이어졌다. 유효투표수 109표 가운데 76표를 쓸어담으며 MVP에 등극했다. 상대적으로 상복이 없었지만, 올 시즌은 크게 터졌다. 특히나 이정현은 1998~1999시즌 이상민 이후 20년 만에 KCC(전신 현대 포함)가 배출한 MVP이기도 하다.
시상식 이후 인터뷰에 나선 이정현은 "부족한 저를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 조금 더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018~2019시즌에 대해서는 "비시즌에 많이 쉬지 못했다. 대표팀 일정으로 여러 나라도 다녀왔다. 팀의 비시즌 훈련을 거의 못했다. 시즌 초반 헤맨 것 같다. 팀에서 많이 맞춰줬다. 중반부터 적응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MVP에 대해서는 "지금도 그렇게 믿기지는 않는다. 2년 전에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했었다. 그때 못 받으면서 MVP를 머리 속에서 지웠던 것 같다. MVP보다,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도 얼떨떨하다"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KGC 시절인 2016~2017시즌 54경기 전 경기에 나서 15.3점 3.0리바운드 5.0어시스트로 맹활약 한 바 있다. KGC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MVP는 오세근이 차지했다.
현대 시절을 포함해 KCC에서 20년만에 MVP가 나왔다고 하자 "좋은 팀에서 데려와주셨다. 명예회장님, 구단주님, 단장님 감사드린다. 20년 만에 받았다고 하니까 더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 혼자만 잘한 것이 아니다. 동료들이 희생해주고, 도와줬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나를 위한 전술을 짜주셨기에 가능했다. 경기에서 믿음이 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더했다.
본인 중심의 전술에 대해서는 "농구는 한 명이 하는 것이 아니다. 5명이 다같이 하는 농구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증명이 된 것 같다. 우리는 나와 브라운 선수가 2대2 농구를 하면서 찬스를 만드는 팀이다. 브라운이 1대1에 강해서 시즌 초반 삐걱대기는 했다. 맞춰가면서 서로 성숙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외국선수 비중이 크다. 나눠가지면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팀은 송교창이 공격에서 잘해줬다. 분산이 되면서 공격력이 좋아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 팀에서 나를 위한 전술을 쓰면 책임감과 부감담이 생긴다. 더 열심히 했고, 농구를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1옵션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물었다. 이정현은 "사실 부담이 될 때가 많다. 팀이 이기면 좋지만, 지면 다 내 탓 같다. 내 스타일이, 스스로를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주위에서 '편하게 하라'고 하신다. 덕분에 조금 벗어났다. 대신 책임감을 더 강하게 가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이 워낙 빠듯했다. 모든 선수들이 힘들었다. 그래서 좋은 경기력을 못 보여드린 것 같다. 경기 일정이 조금만 더 여유가 있어지면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기억에 남은 경기나 장면을 묻자 "내가 트리플 더블을 해본 적이 없는데, 그것도 울산모비스를 상대로 트리플 더블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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