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푸엉의 진심, 인천 떠나며 어린이 팬에게 전한 '100달러'

박수진 기자  |  2019.06.04 20:09
콩푸엉.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부탁입니다. 반드시 어린이 팬을 찾아 이걸 전해주세요."

베트남 국가대표 콩푸엉(24)이 인천 유나이티드를 떠나면서 구단 직원에게 신신당부한 마지막 말이다.

사연은 이랬다. 인천 구단에 따르면 지난 5월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K리그1 13라운드 홈경기 킥오프에 앞서 콩푸엉의 슈팅이 한 어린이 팬에게 맞아 안경이 파손되고 말았다.

워밍업 종료 후 콩푸엉은 직접 어린이 팬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고, 동행한 구단 직원도 함께 관람 온 부모에게 사무국으로 연락을 남겨달라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며칠 뒤 콩푸엉은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기 위해 인천 구단과 상호 합의 하에 임대 생활을 조기에 마치게 됐다. 출국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콩푸엉은 구단 직원을 만나 마지막 부탁이 있다며 봉투 하나를 건넸다.

그러면서 콩푸엉은 "지난 홈 경기 때 나 때문에 안경이 파손된 어린이 팬이 있다. 그 어린이를 위해 편지와 보상금을 준비했다. 구단에서 반드시 어린이 팬을 찾아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콩푸엉이 건넨 편지 봉투 안에는 자신이 직접 작성한 정성 어린 손편지와 함께 미화 100달러(약 11만8000원)가 들어있었다.

편지 내용은 감동 그 자체였다. 콩푸엉은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었는데 나는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가게 돼 작은 선물과 편지를 대신 전달할게. 충분한 금액은 아니겠지만 편하고 잘 맞는 안경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날 경기를 보러 와줘 고맙고 앞으로도 인천 경기를 계속 보러 와줘. 인천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곧 좋은 날이 올 거야. 앞으로 인천이 더 좋아질 거라고 같이 믿자"고 적었다.

인천 구단은 구단 SNS 채널 등을 총동원해 해당 어린이 팬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4일 오전 어린이 팬(이혜성군)의 부친인 이광원씨와 연락이 닿아 콩푸엉이 준비한 선물과 함께 사인볼 등을 전달했다. 그리고 곧바로 콩푸엉에게 이 소식을 알렸고, 콩푸엉도 안심하면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친 이광원씨는 “우리 아이가 많이 아쉬워한다. 콩푸엉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아이에게 잘 전달하겠다. 아이가 직접 SNS를 통해 콩푸엉 선수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콩푸엉 선수가 더 멋진 선수로 성장하길 응원하겠다. 언젠가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콩푸엉이 남긴 편지.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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