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세트피스 새패러다임...무회전킥의 비밀

스포탈코리아 제공   |  2019.11.19 04:51

[스포탈코리아] 현대축구의 득점 루트 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득점 가능지역에서의 공이 정지된 상황에서 직접 프리킥(Direct free kick)인 세트피스(Set piece)다. 직접 프리킥은 키커의 킥 기술 구사 방법에 따라서 스핀킥(Spin kick)과 무회전킥(Nonspin kick)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의 기술 구사를 하든 원활하게 득점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축구에서 세트피스는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위력적인 플레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공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무회전킥일 때는 더욱 그렇다. 단순해 보이는 무회전킥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공의 무회전 이동과 속도,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카르만의 소용돌이(Karman’s vortex)’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카르만의 소용돌이'는 1911년 헝가리의 응용물리학자 카르만(1881~1963)이 원통형의 물체가 적당한 속도로 공기나 물속에서 움직일 때 일어나는 현상에서 발견했다.

축구에서 '카르만의 소용돌이'는 공이 회전 없이 공기층(정상류)을 뚫고 날아갈 때 어느 속도에 이르면 공의 뒷부분에, 엄청나게 강한 중력으로 어떤 물체든지 흡수해 버리는 소용돌이 현상의 블랙홀(Black hole:검은 구멍)이 생기게 된다. 이 블랙홀은 공의 배후에 경계면을 따라 생기며 압력이 낮은 상태가 유지된다. 이때 힘은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상하 작용을 하게 되는데 블랙홀 쪽으로 힘이 쏠리면서 공이 불규칙하게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골키퍼가 무회전킥을 막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회전킥을 차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즉, 디딤발의 위치를 공 옆 한뼘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시키고 공의 정중앙을 밑부분을 발등으로 밀어 차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킥 구사 방법은 공도 둥글고, 발(발등)도 둥글어서 결코 쉽지 않다. 또한 무회전킥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이 뿐만이 아니라 팔의 스윙 자세와 위치 그리고 몸의 중심을 낮추고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킥의 강도보다는 정확도에 주의를 기울인다. 이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도움닫기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간결한 동작으로 킥을 실시하는 것이 포인트다. 한편으로 무회전킥은 야구의 일명 ‘마구’로 불리는 너클볼과 비교 된다. 공이 일정 부분 회전 없이 직진하다가 타자 앞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뚝 떨어지는 구질이 무회전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무회전킥에 '카르만의 소용돌이' 원리가 숨어있다면, 반대로 프리킥의 또 다른 킥 구사 방법인 스핀킥에는 ‘마그누스 효과’가 있다.

'마그누스 효과'는 회전하는 공의 상하 또는 좌우 공기압이 달라 공이 한쪽 방향으로 곡선을 그리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는 한편으로 1852년 독일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하인리히 구스타프 마그누스(1802~1870)가 날아가는 포탄의 궤도가 휘는 현상에서 발견했는데 현재 스핀킥은 각 팀의 프리킥 전담 키커가 가장 많이 구사하는 킥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스핀킥은 주로 발의 안쪽으로 공을 차서 궤적에 곡선이 형성되도록 만든다. 이 같은 스핀 킥의 장점은 수비벽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보통 골키퍼는 스크램(Scram:수비벽)을 세운 뒤 벽이 없는 쪽에 집중하기 때문에 수비벽을 통과하여 골문 사각지대로 향하는 궤적의 스핀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현대축구에서 득점 가능 지역의 직접 프리킥 새패러다임은 스핀킥이 아닌 무회전킥이다.

사실 과거의 축구에서 득점 가능 지역에서의 직접 프리킥 구사에 공의 속도와 정확도가 프리킥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이제는 ‘골키퍼가 얼마나 막기 힘든 공을 차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따라서 이에 무회전킥은 팀과 선수에게 하나의 득점 무기로 작용하며 이의 습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선수가 무회전킥을 습득할 경우 특별한 특기로 팀내 입지도 높아질 수 있어 선수의 무회전킥 습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물론 무회전킥 습득은 어렵다. 하지만 선수가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개인 연습과 훈련을 반복할 경우 결코 넘지 못할 기술은 아니다. 무회전킥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회전킥에 대한 기본을 충실히 이행하며 반복 연습과 훈련을 실시하여야 한다. 이때 과정도 빼놓을 수 없는데 처음부터 무리한 연습과 훈련보다는 골문 중앙 ①골에어리어 라인 ②페널티킥 마크 ③페널티에어리어 라인 ④아크서클 라인 ⑤기타 거리와 위치 등의 거리별 단계를 거치며 연습과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효과적이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거리와 위치 등의 과정을 통한 연습과 훈련에서 가장 좋았던 리듬을 인식하고, 이 같은 동작과 킥 방법을 이미지트레이닝을 통하여 재인식 이를 숙달시킬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실로 이런 기본과 과정을 거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무회전킥 습득과 숙달은 결코 만족스럽게 이루어 질 수 없으며 무의미함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이래저래 무회전킥 습득과 숙달의 관건은 선수 자신의 의지와 열정에 의한 반복 연습과 훈련만이 답이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게티이미지콜코링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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