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좀 제대로 된 '나혼자산다' 같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는 김형준의 일상이 그려졌다. 김형준은 90년대 인기 아이돌그룹 태사자 출신. 최근 JTBC '슈가맨3'에 과거 태사자 멤버들과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택배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놀라움을 자아냈는데 '나혼자산다'에서는 '택배맨'으로서 그의 일상이 담겼다.
'택배맨'으로서 김형준은 '아이돌'이나 '연예인' 같은 수식어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보통사람 김형준 그 자체였다. 그는 새벽에 일어나 배송할 물건들을 챙기고, 자신의 배달 구역 내 건물들을 오르내리며 열심히 배달했다. 그가 연예인으로서 드나들었을 방송사 건물도 있었다. 그는 방송사에서도 여느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택배맨'으로서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김형준은 "'슈가맨3'로 방송 복귀를 하기 전에는 주간, 심야, 새벽 세 타임 업무를 다 했었다"며 "돈도 일하는 만큼 벌 수 있고 좋은 직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엔 집에 계속 있으니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몸으로 뛰는 일을 하니 정신적으로 밝아졌다. 이 일 하는 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슈가맨3'에 방송출연을 하고 3일 만에 다시 일을 나갔다. 춥고 귀찮고 나가지 말까 싶었는데 막상 나가니 잡생각이 하나도 안 나고 너무 좋더라"며 택배업무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날 새벽 배송을 마친 김형준은 귀가 뒤 샤워를 하고 익숙한 솜씨로 야식을 만들어 먹은 뒤 해외 축구를 감상했다. '이질감' 없는 일상인의 모습이었다.
김형준은 "15년째 자취를 하고 있다"며 2001년 태사자 활동 끝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반지하, 친구집, 아는 동생네 등 다양한 곳에서 거주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사는 곳은 월세고 1000에 70이다. 이 집에 만족한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나혼자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이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다. 이러한 콘셉트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러한 '일상'이 식상 해진 것도 사실. 꾸며진 일상, 만들어진 일상 같은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주면서부터 그랬다. '관찰'과 '연출'의 경계도 모호해 보였다. 재미는 있지만 어딘가 허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형준의 출연은 '나혼자산다'의 진가를 확인케 하는 순간이었다. '그래, 이게 나혼자산다'라는 생각과 함께 미소 짓게 했다. 김형준의 진정성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활에 충실하며 늘 미소 짓는 모습도 김형준을 돋보이게 했다. 자존감이 넘쳤다.
'나혼자산다'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재미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 고정 출연자들의 케미도 환상적이다. 바람이 있다면 '진정성'을 좀 더 살렸으면 한다. '택배맨 김형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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