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부부의 세계' 불륜 막장을 넘어선 웰메이드가 될 수 있을까?

이수연 방송작가  |  2020.04.03 14:30
/사진제공=JTBC


사람들은 드라마를 참 좋아한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주말드라마, 일일드라마, 월화 미니시리즈, 수목 미니시리즈로 종류가 다양한 데다 여기에 지상파뿐만 아니라 케이블에, 종편채널까지 더해지니, 이를 수학 공식으로 환산해보자면 [드라마의 종류X채널 숫자]로 수치화되니 그 수가 정말 많다는 것이다. 일주일 동안 이렇게 많은 드라마가 제작된다는 것은 곧 사람들에게 소구력이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소재들로 뭐가 있을까? 사랑, 우정, 성공, 복수 등등의 다양한 소재들이 존재하는데 이 중에서 단골소재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불륜'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불륜은 그 어떤 소재보다 자극적이며, 동시에 이를 용납하기 어려운 시청자들에게 공분을 사기 때문에 더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게 된다.

JTBC에서 새롭게 시작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 역시 '불륜'이라는 소재를 들고 등장했다. 게다가 히트의 여왕 김희애가 주인공이란다. 또한 19금이라는 금기항목까지 붙으니 ‘부부의 세계’란 드라마는 시청하기도 전에 무조건 자극적일 것이란 생각부터 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국 드라마 '닥터포스터'를 원작으로 하는데, '닥터포스터'가 영국판 막장 드라마라는 평들이 있다 보니 '부부의 세계'는 그저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그렇고 그런, 흔하디흔한 막장 드라마일까, 싶기도 하다.

이런 여러 가지 궁금증으로 시작된 '부부의 세계'. 특히 1회가 눈에 띄었던 점은 단순히 남편이 외도한다는 사실만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존의 불륜 드라마와 달랐던 점을 꼽자면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김희애(지선우 역)는 남편인 박해준(이태오 역)이 둘러준 머플러에 붙어있던 여자의 긴 머리카락, 이것이 불륜을 의심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러한 스토리로 구성할 때 한 회 거의 후반까지 부부관계의 끈끈함을 보여주다가 막바지 끝나갈 즈음에 '머리카락 발견'이라는 단서를 던지면서 다음 회 차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끝낸다. 반면 '부부의 세계'에서는 '머리카락 발견'이라는 단서를 바로 초반에 터뜨리면서 스토리 진행을 스피드하게 끌고 간다는 것이다. 이는 어떤 효과를 낳았을까? 바로 긴장감이다. 머리카락으로 인한 의심의 싹을 틔우자마자 남편을 미행하고, 남편 주변의 여자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상간녀는 누구일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켜보게 된다는 것. 그러면서 드라마 초반부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둘째, 김희애를 제외한 남편과의 공범들 등장, 이런 설정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1회 마지막에 김희애는 남편의 또 다른 휴대폰을 발견하는데, 이 안에 찍힌 사진들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허를 찌른다. 김희애 부부와 절친인 동창 부부,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 남편의 비서가 남편과 상간녀의 사진 속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박해준의 불륜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 묵인했으며, 때로는 알리바이를 마련해 준 공범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는 순간 부부관계를 넘어 인간관계까지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김희애, 박해준과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끈끈한 절친들이지만, 사실은 표면적인 모습일 뿐, 그 이면에 숨겨진 속마음은 두 사람 관계에 금이 가는 것을 즐기고 있던 것이 드러나니까 말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부부의 세계'는 단지 불륜이라는 소재를 넘어 우정, 시기, 질투, 열등감 등 인간의 여러 가지 속물근성과 가면을 쓴 관계에 대한 의미들을 엿보게 된다. 그래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이 불륜으로 인한 부부 관계에 금이 가고, 복수하는 식의 스토리를 넘어 인간관계의 씁쓸한 이면이 더욱 드러날 때 그저그런 불륜 막장 드라마가 아닌 웰메이드로 등극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원작과 얼마만큼 차별화되는지 또한 앞으로 지켜볼 부분이다.

'부부의 세계' 1회를 보았다면 그 때부턴 브레이크를 잡을 수 없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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