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무더위에도 열심히 방망이를 돌리며 반전을 꾀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LG 베테랑 내야수 정근우(38)의 이야기다.
정근우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서 7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세 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단 한 번의 출루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나 홀로 특타 훈련에 나섰던 정근우다. 김용의가 공을 던져주면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키움과의 3연전 동안 침묵했던 정근우는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이날 날씨는 어마어마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 동부권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최고 기온은 35도까지 치솟는 한여름의 날씨 속에서도 묵묵히 타격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이날도 침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회말 1사에서 나선 첫 타석에서는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두 번의 타석에서는 모두 타점 기회를 얻었다. 정근우는 4회말 1사 1, 2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6회말 세 번째 타석 때였다. 5회말 김현수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상황. 정근우에게 역전의 기회가 왔다. 라모스 볼넷과 박용택의 내야 안타로 만든 1사 1, 2루. 마운드에는 바뀐 투수 정영일이 올라왔다. 볼카운트 1-1에서 133km 슬라이더를 공략했지만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유격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정근우는 헬멧을 바닥에 던지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이후 7회초 수비에서 구본혁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LG는 연장 접전 끝에 3-5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