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환, 중립기어 박살..'성범죄자' 꼬리표·20年 연기 물거품[★FOCUS]

한해선 기자  |  2020.11.06 05:00
배우 강지환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20년 연기 경력이 물거품됐다. 배우 강지환(43, 본명 조태규)이 성범죄 혐의 유죄 판결을 받고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 5일 준강간 및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지환의 상고를 기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지환은 지난해 7월 여성 스태프 A씨, B씨와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강지환은 수사 과정에서부터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자신의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1심과 2심을 거칠 때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준강간 혐의와 준강제추행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리고 강지환은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또한 그는 12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 성폭력 강의 치료 수강, 아동 청소년 기관 등에 대한 3년간 취업제한, 장애인 복지 시설에 취업제한을 함께 명령 받았다. 당시 강지환과 피해자들 간의 합의도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강지환의 담당 변호인이 바뀌면서 상고장 제출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언론을 통해 사건 당일 강지환 집 내부 CCTV 영상과 피해자의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피해자들이 타인의 집에서 하의 속옷 차림으로 다닌 모습, '집이 쩔어'라는 말투 등을 보고 이들이 불순한 의도로 강지환에게 혐의를 덮어씌울 수도 있지 않았겠냐는 여론의 반응이 나왔다.

배우 강지환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강지환의 변호인은 "피해자의 생리대에서만 강지환의 DNA가 발견됐는데, 그밖에 속옷 등에선 강지환의 DNA가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자에게서 강지환의 정액이나 쿠퍼액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며 "피해자는 술을 마셔서 취하긴 했지만, 항거불능 상태는 아니고 모두 기억하고 진술할 수 있는 상태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그동안 강지환을 성범죄자로 낙인 찍고 봤던 대중들의 시선이 반전됐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중립기어를 박고 이 사건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강지환에게 준강간 혐의와 준강제추행 혐의를 1심, 2심과 같이 모두 인정, 유죄를 확정했다.

상고 과정에서 강지환 측은 준강간 혐의는 인정했지만 준강제추행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준강제추행 혐의가 아닌, 형량이 무거운 준강간 혐의만 인정한 점에서 의문이 따랐지만, 오히려 사실성에 힘이 실릴 수 있는 주장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론을 뒤집게 만들었던 강지환 집 CCTV 영상과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은 이미 재판 초기부터 제출된 내용이었다. 재판부는 해당 증거를 보고 강지환의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상 강지환은 '성범죄자' 꼬리표를 지울 수 없게 됐다. 비록 집행유예 판결로 징역은 면했지만, 강지환은 사실상 연예계 퇴출을 당한 것이나 다름 없게 됐다. 2001년 뮤지컬 '록키 호러 픽쳐쇼'로 데뷔, 드라마 '여름향기', '논스톱4', '굳세어라 금순아', '경성스캔들', '쾌도 홍길동', '작은 신의 아이들', 영화 '영화는 영화다', '7급 공무원' 등 꾸준히 달려온 강지환의 20년 연기 경력이 좌절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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