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알아서 생각하세요" 사령탑은 냉정했다

고척=김우종 기자  |  2020.11.21 08:48
유희관.
한때 '판타스틱4'로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유희관(34)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걸까.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알아서 생각하시라"면서 알 듯 말 듯한 답변을 했다.

두산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2020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패했던 두산은 2차전과 3차전을 모두 가져가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이제 2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양 팀의 4차전이 열린다. 두산은 4차전 선발로 김민규(21), NC는 송명기(20)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두산은 앞서 1차전에서 알칸타라, 2차전에서 플렉센, 3차전에서 최원준을 선발로 내보냈다. 4차전 선발로는 팀 내에서 8년 연속 10승을 차지한 유희관에게 기회가 갈 것으로도 보였으나, 김 감독의 최종 선택은 '영건' 김민규였다.

김 감독은 20일 경기에 앞서 "김민규는 4차전 선발"이라면서 "이는 시리즈 전부터 계획을 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희관에 대해서는 "알아서 생각하시라"고 선을 그은 뒤 "팀을 위한 결정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올 시즌 27경기서 10승 11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했다. 11승 8패를 거뒀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평균자책점이 3.25에서 5점대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지난 13일 KT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으나, ⅓이닝 3피안타로 실점 없이 1회를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두산 벤치가 최근 컨디션에서 김민규가 유희관보다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유희관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통산 8경기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경기서 1이닝 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흔들렸고, 2018년에는 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실점(1자책)을 올렸다. 그해 11월 12일 SK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13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2사 후 SK 한동민에게 결승 솔로포를 맞은 아픈 기억이 있다.

앞서 김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유희관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쓰임새가 (마땅치 않다)"라면서 "일단 중간이든 4차전(선발)이든 생각은 하고 있는데, 쓸 지 안 쓸 지는 아직 모르겠다. 나오면 쓰는구나 하면 되지, 지금부터 너무 궁금해 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특유의 재치 섞인 말투로 이야기했다.

그런 김 감독이 결국 냉정한 결단을 내렸다. 그동안 두산 왕조의 중심에는 유희관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보여준 상의 탈의 세리머니는 많은 야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김 감독이 팀을 위해 어찌 보면 냉철한 결단을 내렸지만, 유희관도 사령탑의 결단을 이해할 것으로 보인다.

유희관은 최근 자신의 SNS에 "재능은 게임에서 이기게 한다. 그러나 팀워크는 우승을 가져온다. 그저 경기에 임해라. 즐거움을 느끼고 경기를 즐겨라'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명언을 옮겨 적었다. 그의 '팀 퍼스트' 정신이 느껴지는 글이다.

지난해 9월 유희관이 10승에 성공하자 축하하고 있는 김태형 두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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