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들의 뒤늦은 '석고대죄'... 피해자가 용서하면 과연 끝일까

한동훈 기자  |  2021.02.22 06:05
이재영-이다영 자매, 이상열 감독, 송명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KOVO
"피해자께서 (사과를) 받아 주신다면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조금은 있다."

OK금융그룹 석진욱(45) 감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과거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나 무기한 출전이 정지된 선수들을 향한 작은 기대였다. 맞은 사람들만 용서해 준다면 때린 사람들은 돌아올 수 있을까.

최근 V리그는 '폭력 미투' 직격탄을 맞았다.

여자부 간판스타 흥국생명의 이재영(25), 이다영(25),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송명근(28), 심경섭(30), 그리고 KB손해보험 이상열(56) 감독까지 코트에서 사라졌다. 삼성화재 박상하(35)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역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경기에는 못 나온다.

전부 무기한 출전 정지 상태다. 명확한 복귀 기준이 없다. 다음 시즌 개막전이 될 수도 있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프로배구 역사상 전례가 없던 사례다. 구성원들 모두가 정답을 모른다. 갈팡질팡 하는 중이다.

복귀 논의에 앞서 참회와 용서는 필수다. 그들은 피해자를 평생 고통 속에 몰아 넣고 한편에서는 스타 플레이어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누렸다. 잊을 만하면 떠오를 피해자의 고통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의 어두운 과거가 드러나자 전국민이 분노했다. 피해자는 물론 성난 팬심도 달래야 한다.

가해 선수들은 일단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하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석진욱 감독은 "송명근, 심경섭은 집으로 보냈다. 미안한 마음을 피해자께 계속 전하라는 의미다.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고 혹시 받아주신다면 돌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있다. 일단 복귀 여부를 떠나서 이 선수들이 용서를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조심스럽게 말했다.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도 숙소를 나와 자택에서 자숙 중이다. 흥국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또한 뒤늦게나마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KB손보 구단도 "이상열 감독이 박철우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이상열 감독의 자성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박철우의 경우 사과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박철우는 "사과 받고 싶지도 않고 굳이 보고 싶지 않다. 그저 이 발언을 하고 싶었다. (이상열 감독이) 자신을 그렇게 포장하는 것, 그건 아니다"라 강조했다.

이렇듯 피해자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진정한 용서를 받았다 하더라도 과연 끝일까. 팬심은 또 별개다. 이른바 '국민 정서법'도 통과해야 한다. 뒤늦은 석고대죄의 머나먼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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