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못 먹으니, 의욕도 뚝... 성남 흔드는 '라마단' 여파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  2021.05.01 01:36
성남FC 뮬리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훈련할 때 의욕도 없었습니다."

김남일(44) 성남FC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이날 뮬리치(27·세르비아)와 이스칸데로프(28·우즈베키스탄) 모두 출전명단에서 제외된 배경을 두고 "의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뮬리치는 팀 내 최다 득점(4골), 조커 이스칸데로프는 5경기 1도움을 기록 중인 외국인 선수들이다.

이유가 있었다. 이슬람교도들이 먼동이 틀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는 '라마단'이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이들 모두 무슬림이라는 점이다. 라마단은 무슬림의 5대 종교적 의무 중 하나로, 이슬람교도들은 이 기간 철저하게 금식한다. 해가 지기 전까진 물조차 안 먹을 정도다.

경기를 준비하려면 훈련이 필요한데, 종교적인 이유로 아무 것도 먹지를 못하니 컨디션이 정상일 리 없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팀 전력에 중요한 외국인 선수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김 감독은 결장 배경에 대해 "다른 이유는 없다. 체력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며 "훈련할 때도 둘 다 의욕이 없었다. 그런 차원에서 출전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팀 내 최다득점 선수이자 4월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은 뮬리치가 교체 명단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이날 성남의 최전방에는 박용지가 섰다. 약 한 달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마침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성남이 직접 만든 골은 이 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1-1로 맞서던 후반 12분 상대 자책골로 리드를 잡긴 했지만, 이후 승부에 쐐기를 박을 만한 기회는 잡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39분 나상호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2-2로 비겼다. 3연패의 사슬을 끊어내긴 했지만 연속 경기 무승은 4경기(1무3패)로 늘었다.

아무래도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경기 후 김남일 감독은 "연패를 끊은 건 만족스럽지만, 실수로 인해 두 번째 실점을 내준 만큼 아쉬운 결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성남에 몰아친 라마단 변수가 다음 경기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성남은 오는 9일 울산 원정길에 오르는데, 라마단은 12일에 끝난다. 뮬리치와 이스칸데로프 모두 이때까지는 해가 질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셈이다. 훈련장에서조차 의욕이 떨어져 있는 모습을 더 봐야 한다는 의미다.

김남일 감독 역시 "다음 경기도 상황을 봐서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며 "남은 시간 동안 선수 상태를 체크해봐야 한다. 선수 구성도 여의치 않은데 울산인데다 원정인 만큼 여러 고민들을 좀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팀은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돌입했는데, 라마단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성남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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