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하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20라운드 홈경기 '수원 더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지난 4월 21일 대구FC전 이후 3개월 만에 경험한 쓰라린 패배였다.
경기 전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날 경기는 수원이 약 두 달 만에 치르는 공식경기였다. 지난 5월 29일 FC서울전 이후 리그 일정 자체가 휴식기에 돌입한 탓이다. 당시 8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던 수원으로선 휴식기가 야속할 수밖에 없었다.
약 두 달 만에 치른 경기까지 앞선 기세가 이어지는 건 기대하기 어려웠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박건하 감독도 "5월 달에 좋은 흐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휴식기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그라운드 위에서도 휴식기 여파는 고스란히 나타났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상대에게 내주는 등 수원의 경기력은 앞서 무패를 달리던 때와는 거리가 멀었다. 박 감독이 경기 후 "오랜만에 실전 경기를 하는 탓에 선수들도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아쉬워할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어려운 경기 양상 속에서도 오히려 후반 24분 선제골을 넣었다는 점. 교체 투입된 전세진이 상대 수비가 헤더로 걷어낸 공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자책골까지 유도해냈다. 수원 입장에선 앞선 무패행진의 기세를 이어갈 절호의 기회를 먼저 잡는 듯 보였다.
그런데 선제골이 나온지 3분 만에 판정 변수가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볼 경합을 하던 한석종의 거친 태클을 이유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앞서 전반전에도 경고를 받았던 한석종은 결국 경고 누적 퇴장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수원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만한 판정이었다. 느린 화면에서도 한석종의 발이 공을 먼저 걷어낸 뒤 박주호와 충돌했기 때문. 오랜 시간 김민우 등 선수들이 어필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주심의 판정은 단호했다. 오히려 정상빈은 판정 항의를 사유로 경고까지 받았다.
수적 열세에 몰린 수원은 결국 후반 36분과 43분(페널티킥) 잇따라 실점을 허용하며 결국 1-2로 무릎을 꿇었다. 두 달 만에 치른 후반기 첫 경기에서 당한 패배 속에 앞선 8경기 연속 무패의 기세도 꺾였다. 승점 33점(9승6무5패)에 머무르며 2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도 다음으로 미뤘다. 수원을 연고로 둔 수원 더비에서 당한 패배였으니 아쉬움은 더 컸다.
경기 후 박건하 감독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다. 교체카드를 쓴 이후에 선제골이 나왔지만 퇴장 여파로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웠던 경기였다"며 "이기다가 진만큼 정신적인 회복이 중요하다. 다음 경기(23일 인천유나이티드전)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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