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3⅔이닝 7실점 승패 없음
투수는 이런 날이 있다. 류현진(34·토론토)의 볼은 유난히 위력이 없었다.
1-2로 역전 당한 2회 2사 1, 2루에서 류현진은 엔리케 에르난데스에게 볼카운트 0-2에서 의도적으로 하이 패스트볼(시속 90.7마일·약 146㎞)을 던졌다. 헛스윙을 유도하려 했으나 가운데로 높아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공에 힘이 있을 때는 헛스윙이 가능했겠지만, 이날처럼 좋지 않은 컨디션이라면 공 1개에서 1개 반 정도 더 높게 던졌어야 한다. 어정쩡하게 들어가니 안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
4회에도 그랬다. 2사 1루에서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체인지업(78.3마일·약 126㎞)이 평소와 달리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힘 없이 들어가, 툭 친 타구가 안타로 연결됐다. 이렇듯 공에 위력이 없고 코너워크도 되지 않다 보니 집중타를 허용했다.
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토론토 수비도 여전히 아쉬웠다. 4회 무사 1루에서 에르난데스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을 때 3루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2루 송구가 높은 바람에 2루수 브레이빅 발레라가 포스 아웃 뒤 1루에 공을 세게 뿌리지 못했다. 쉬운 더블 플레이 타구였는데 비디오 판독 끝에 타자 주자가 1루에서 세이프됐다.
부질 없는 가정이지만, 다음 타자 헌터 렌프로를 우익수 파울 플라이를 잡았으니 만약 그 때 병살이 됐다면 이닝을 쉽게 끝낼 수 있었다. 결국 류현진은 2사 후 보하르츠에게 안타, 라파엘 데버스에게 볼넷을 내주고 만루 위기에서 강판했다. 구원투수 패트릭 머피가 승계 주자를 모두 홈인시켜 류현진에게 3실점이 보태졌다.
토론토는 주루 플레이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냈다. 7회 코리 디커슨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주루 미스로 횡사했고, 곧이어 디커슨도 도루 실패로 아웃됐다.
류현진 강판 후 토론토는 8회 조지 스프링어의 스리런 홈런 등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렇듯 수비와 주루 등 세밀한 플레이에서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뉴욕 양키스나 시애틀과의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이기려면 분명 개선해야 할 점들이다.
류현진은 이날 1회를 제외하고 2~4회 모두 첫 타자를 출루시켜 실점으로 연결됐다. 무사에 주자를 내보내면 다음 타자를 상대할 때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매 이닝 첫 타자를 무조건 잡을 수 있도록 더 집중하기를 기대한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