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극본 김지혜, 연출 허진호·박홍수, 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8회에서는 복잡하게 뒤얽힌 관계 속 감정의 격변을 맞은 이들의 혼란이 그려졌다.
부정(전도연 분)과 강재(류준열 분)는 예상치 못한 재회가 반갑고도 어색했다. 멋쩍은 듯 커피 우유를 건네는 강재에게 "원래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해요? 같이 죽자, 그런 말"이라고 묻는 부정. 하지만 침대 위에서 나눈 말들은 자신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에 강재는 "모르겠네요"라며 대답을 얼버무렸다. 소소한 대화를 이어가던 부정은 임신 5개월에 아이를 유산한 이야기를 꺼냈다. "좋아하는 게 없어지면, 좋아하는 게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냥 다 같이 사라져요"라는 그의 말에 강재는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다.
부정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강재와 보낸 하루를 떠올리며 "아버지, 그런 적 있어요? 심장이 너무 뛰어서 옷이 같이 움직이는 거"라고 물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두근거림이 낯설고 어색하지만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강재는 부정을 위해 일회용 반창고를 사서 창숙(박인환 분)의 집 현관 앞에 걸어뒀다. 그리고는 정우(나현우 분)의 휴대폰을 통해 "아직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살다 보면 조금은 괜찮은 날과 만나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남기며 부정의 시린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부정의 메마른 얼굴 위로 희미한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날 종훈(류지훈 분)이 강재로도 모자라 제3의 인물을 뒷조사에 가담시킨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여느 때와 달리 지지부진한 강재의 일 처리에 종훈이 고안한 플랜B였다. 종훈의 행보는 두 사람의 위기를 짐작게 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동안 켜켜이 쌓아온 감정들도 터지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을 흡인했다. 부정과 강재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한 아픔을 토해내며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줬고, 정수(박병은 분)는 경은(김효진 분)의 눈물에 흔들리며 숨겨온 마음을 봉인해제 했다. 관계의 새 국면을 맞은 이들이 펼쳐낼 2막에 귀추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