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경 대표 "기획 향한 관심 남달라..KBS 드라마 진화 꿈꾼다"(인터뷰③)[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135). 몬스터유니온 황의경 대표

안윤지 기자  |  2021.10.06 10:30
몬스터유니온 황의경 대표 스타메이커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인터뷰②)에 이어

-혹시 그간 작품을 해오며 아쉬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 개인적으로 2009년에 했던 '파트너'란 작품이 아쉬워요. 당시 본격적인 법정 드라마가 많이 없었죠. 그래서 저와 김원석PD, 후배들은 열심히, 또 재밌게 만들었습니다. 시청률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시청률의 일부분이 '이런 드라마를 하려고 했구나'란 격려와 응원의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당시 시즌2를 제작하겠단 의지를 보였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예상컨대 드라마 장르별로 세트화되고 특화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회사가 어떤 장르의 드라마를 잘 만드는지 보여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말씀하시는 걸 보면 여전히 드라마 제작에 대한 열정이 엿보입니다. 혹시 요즘도 직접 현장에 나가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나요.

▶ 다른 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마음 한켠엔 연출 본능이 살아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야 '연출이 무엇인가'에 대한 감이 옵니다. 이 나이에, 개인의 부를 위해 유명한 감독이 되겠다는 욕망보단 과거 연출했던 시절 아둔한 실수를 덜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있죠.

후배들에게 가끔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프로듀서 영역과 연출의 영역은 분명 다르다고요. 어떻게 보면 유능한 프로듀서가 되는 게 연출이 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연출에 대한 안목, 소통, 시장 및 트렌드 흐름을 포착할 통찰력이 있어야 하죠. 마지막으로, 한국은 아직까진 연출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대라서 프로듀서는 빛이 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작품에 대한 주인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대본의 완성도를 볼 줄 아는 선구안도 필요합니다. 연출이 이 작품에 맞을지, 맞지 않을지 등. 쉽게 말하면 연출자가 선수라고 했을 때, 프로듀서는 감독입니다.

이제야 조금씩 프로듀서의 존재가 시장에 들어선 거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바람은 유능한 프로듀서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프로듀서의 시대가 올 거라고 추측합니다. 기획과 드라마의 신선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지상파는 연간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었지만, 전체적인 드라마 봤을 땐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니 드라마 고유색이 없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죠. 드라마의 셀링 포인트가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그러니 이를 잡아줄 수 있는 기획, 생각을 가진 프로듀서가 절실합니다. 한국 드라마도 제작비 평균 100억원이 넘어가는 시대에서 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초자본적 산업으로, 그 규모나 투입되는 금액이 엄청납니다. 이제 드라마 한편을 제작할 때 감성적인 의미는 지나갔습니다. 더 전략적이고, 체계적이고, 정확한 타겟 시청자 분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획이 중요하고 기획 프로듀서의 시대가 도래하리라 믿습니다.

몬스터유니온 황의경 대표 스타메이커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드라마 제작 시 대표적으로 고민하는 지점 중 하나가 예술과 대중성입니다. 예술을 잡으면 대중성을 놓치기 쉽고, 대중성을 잡으면 예술을 놓친다고들 하죠. 대표님 입장에선 어떤 걸 선택하고 싶으신가요.

▶ 두 가지 모두 밑바탕 돼야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단연 대중성입니다. 드라마의 본질은 엔터입니다. 재밌어야 하고 재밌게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의미를 전하는 건 다큐멘터리로 하면 됩니다.(하하)

-최근엔 또 자극적인 수위를 넘나드는 막장 드라마가 많이 나왔죠. 이런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개인적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막장 드라마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드라마 소비할 선택권을 존중합니다. 그래서 오락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도덕과 윤리를 어느 선까지 지키는 지는 개인의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위험한 장르이긴 하지만, 시청자들의 판단 기준에 맡겨야 합니다.

다만, 사회공동체에서 합의된, 보편타당하고 상식선의 수준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 넘는 드라마는 제작하고 싶지 않다는 게 제 마음입니다.

-몬스터유니온에서 많은 도전을 할 거 같네요. 혹시 OTT 작품도 준비 중이신가요.

▶ 사실 지상파 계열 제작사 대표로서 바라봤을때, OTT의 심의 규정은 지상파와 많이 다릅니다. 아직 규정 자체도 정립되 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은 제작하는 입장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예시를 들자면, 아직 지상파 드라마에선 담배피는 장면이 보여지면 안됩니다. 하지만 OTT에선 괜찮죠. 단순히 담배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어떤 때엔 담배를 피는 행위만으로 수많은 감정과 대사를 전하기도 합니다.

또, 지상파는 단순히 신선하다고만 해서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고정 시청층에 맞는 기준에서 새로움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기획이 상대적으로 어렵죠.

하지만 현재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드라마의 러닝타임 또한 굉장히 많이 바뀌었습니다. 최근 카카오TV에선 30분, 10부작으로 드라마를 만들더군요. 이를 60분으로 제작한다고 했을 댄 5부작이 됩니다. 신인 작가들과 단계적 성장, 또 이런 제작 환경을 호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OTT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몬스터유니온은 과거 큰 인기가 있던 작품 몇 가지를 시즌제로 기획·제작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몬스터유니온 황의경 대표 스타메이커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앞으로 몬스터유니온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관념적인 캐치프레이즈가 아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합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기획 개발 시스템을 보완하고 기획 인력을 충원하려고 합니다. 기획 인프라 만큼은 국내에서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획은 단 시일 내에 성과가 나오기 힘든 부분입니다. 그래서 제 임기 동안만이라도 초석을 깔아놓고 가져가고 싶습니다. 어떤 후임이 오더라도 말이죠.

저는 드라마 센터에서 제작을 총괄할 때도 작가와의 작업을 즐겼습니다. 그래서 기획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고요. KBS 드라마가 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게 염원이자 소망입니다.

시장 상황이 격변하는, 한국 드라마 빅뱅의 시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게 폭발하고 분출되는 모양이죠. 아쉬운 건 제작 규모가 비대하고 성장한 만큼, 퀄리티는 그정도로 비례해 성장하는 느낌이 들진 않습니다. 문화 산업은 제조업과 다릅니다. 계단식 성장을 이루기 때문이죠. 한국 드라마도 투입되는 자본에 비례해 퀄리티 경쟁도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외부적인 변수들도 준비할 예정입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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