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프로구단 맞나'... 수습에 급급했던 IBK, 조송화 변심에 쩔쩔

인천=심혜진 기자  |  2021.11.24 05:05
조송화./사진=KOVO
프로구단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내부 회의를 통해 팀을 이탈한 세터 조송화(28)를 임의해지하기로 결정했지만 당장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급하게 사건을 마무리하려다 미숙한 행정 처리까지 드러나면서 팬들의 뭇매를 맞게 됐다.

IBK기업은행은 2011년 V리그 여자부 6번째 구단으로 출범해 2번째 시즌인 2012~2013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줄곧 강팀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창단 10년차의 구단이 프로답지 못한 모습으로 제 발등을 찍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2일 무단이탈로 논란을 일으킨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한국배구연맹(KOVO)에 요청했다. 그러나 반려됐다. 사유는 서류 미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표준계약서 도입과 함께 임의탈퇴라는 용어를 임의해지로 바꾸면서 선수의 서면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그래서 KOVO 규정도 손을 봤다. KOVO 규약 52조(임의해지 선수)에는 "선수가 계약기간 중 자유의사로 계약의 해지를 원하는 경우 구단에 서면으로 임의해지를 신청할 수 있다. 구단은 선수의 임의해지 신청사실을 연맹에 통보해야 하고, 총재가 이에 대한 구단의 동의를 확인한 후 선수를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하면 임의해지 선수가 된다"고 적혀 있다.

IBK기업은행이 KOVO에 제출한 서류에는 조송화가 동의한다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 빠졌다. 바뀐 규정을 몰랐던 탓에 서면 동의서를 내지 않은 것이다. 23일 오전 KOVO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조송화의 서면 동의서가 없어 보충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보낸 상태다. IBK기업은행 측이 보강해서 다시 오면 확인 절차를 거칠 것이다"고 했다.

IBK기업은행 측은 조송화에게 서면 동의서를 써달라고 요청했으나 때는 늦었다. 이미 조송화의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날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만난 IBK기업은행 김호진 사무국장은 "내부적으로 임의해지를 결정했고 이후 연맹이 중재에 나서는 줄 알았다"면서 "서면 동의를 받지 못한 것은 미숙했다"고 털어놨다.

김 사무국장은 "조송화가 구두로 몇 차례 동의한 것은 맞다. 13일 이탈한 날 1차로 만났고, 14일 다시 한 번 상황을 설명한 뒤 복귀를 요청했다. 선수는 '서남원 감독이 있으면 복귀할 수 없다'고 주장해 '구단은 임의해지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 때 선수는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17일 저녁 다시 복귀 의사를 물어봤으나 마음 변화가 없었다. 우리는 임의해지할 수 밖에 없다고 했더니 그 때도 알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송화의 심경 변화는 20일 즈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측도 이 때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한다. 김 사무국장은 "나에게 직접 연락이 온 것은 아닌데 조송화 선수가 다시 운동을 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고 했다.

이때부터 잘못된 것이다. 어떤 루트를 통해서든 선수의 의사를 들었다면 바로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 선수의 의견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과정이 있어야 했다. 내부적으로 임의해지를 결정했고, 처리하는 데 급급했던 IBK기업은행은 가장 중요한 '선수 서면 동의'를 받지 못한 채 망신만 당했다.

중요한 것은 이제 IBK기업은행이 임의해지를 시도할 방법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조송화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 이상 구단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는 동안 조송화의 선수 신분과 자격은 유지되고 시간만 보내게 되는 것이다.

구단으로서도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징계'뿐이다. 그렇다고 계약 해지를 할 순 없다. FA로 계약한 선수를 그냥 풀어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연봉은 연봉대로 지급하고 선수는 놓치게 된다.

김 사무국장은 "팀을 이탈했지만 신분의 변화가 없기에 급여는 줘야하는 상황"이라면서 "구단 차원에서 조송화에 대한 사후 조치를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미숙함을 노출 중인 IBK기업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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