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현역 은퇴 기자회견에서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싶다"며 사과의 말을 남겼다. 이 말에는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
지난 2018년부터 두산의 투수 조장을 맡았던 유희관은 '잔소리꾼'이었다. 그는 "후배들에게 따끔한 말을 아끼지 않겠다"며 조장으로서의 역할을 말했다. 고참의 서릿발 같은 말 속에서 성장한 두산의 투수진은 매년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끄는 활약을 펼쳤다. 그렇지만 유희관은 팀을 위해 모진 말을 해야 했다. 이것이 은퇴를 선언한 현재 시점에서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유희관은 "한편으로는 후배들을 위해 좋은 말도 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후회의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왜 더 잘 챙겨주지 못했을까. 더 따뜻하게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말도 이어갔다.
그러면서 유희관은 "팀을 위해 쓴소리를 했다. 선수들에게 잔소리 듣느라 미안했다고 하고 싶다"며 다시 한 번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두산의 후배들은 유희관을 잊지 않았다. 그의 뒤를 이어 올 시즌 투수 조장을 맡게 된 홍건희(30), 토종 에이스 최원준(28), 그리고 자신의 첫 승과 100승 경기에서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박세혁(32)은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아 선배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를 남겼다. 뜻밖의 축하 꽃다발을 받은 유희관은 "이 자리를 위해 달려온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며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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