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KT전. '디펜딩 챔피언' KT의 선발 라인업에 조금은 생소한 이름이 적혀 있었다.
'8번 지명 타자 유준규.'
좌타자인 그는 2021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KT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에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퓨처스 리그에서 20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타율 0.462(39타수 18안타) 3도루 11볼넷 7삼진 장타율 0.513 출루율 0.569.
올 시즌에는 퓨처스리그 24경기서 타율 0.328(67타수 22안타) 7타점 14득점 8도루 11볼넷 14삼진 장타율 0.373 출루율 0.418을 기록 중이었다.
그리고 이날 마침내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더 나아가 선발 출장의 기회까지 잡았다.
사실 1군 엔트리에 등록되자마자 곧바로 선발로 출전하는 건 흔치 않은 일. 이 감독은 "이 정도 시기에 기회를 안 주면 (나중에 활용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주전급들이) 다 돌아오면 기용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할 수 있다"면서 "송구 쪽에 입스(YIPS·정신적 압박감 등으로 인해 평소 잘 하던 동작을 제대로 못 해내는 현상)가 있었는데, 최근에 많이 좋아지고 있다. 어깨도 괜찮고, 타격 쪽에서 좋다는 느낌을 받아 한 번 보려고 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2회 자신의 데뷔 첫 타석에서 LG 선발 임찬규의 초구 속구(시속 136km)를 공략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유준규. 그러나 4회 2사 1루서 좌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1군 무대 데뷔 첫 안타.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볼을 배트에서 한 손을 놓은 채 툭 갖다 댔다. 타구는 LG 유격수 오지환의 키를 살짝 넘어갔다. 감각이 돋보이는 안타였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그의 타격 동작이었다. 이정후와 대단히 비슷했다. 타격 전 다리를 넓게 벌려선 채 배트를 위아래로 흔드는 모습. 이어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가자 오른다리를 왼발 쪽으로 옮겨 오며 꼿꼿하게 세운 뒤 타격을 시도하는 모습이 이정후와 매우 흡사했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도 유준규에 대해 "이정후와 정말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를 상대로 잘 쳤나봐요"라고 쿨하게 웃으면서 닮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날 6회 6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유준규는 8회 중전 안타를 치며 멀티히트 경기까지 완성했다. 이때 이강철 감독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9회에는 2사 1루 기회서 고우석을 상대로 2루 땅볼에 그치며 자신의 데뷔전을 마쳤다. 5타수 2안타 1득점. 1군 무대 첫날, 당차게 멀티히트를 때려낸 '이정후 도플갱어' 유준규의 활약에 KT 팬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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